두 번의 실패는 없다. 야마이코 나바로(내야수)와의 재계약을 추진 중인 삼성의 자세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닛폰' 인터넷판은 9일 "지바 롯데가 한국에서 48홈런을 터뜨린 나바로 잡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지바 롯데는 외국인 타자 루이스 크루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바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바 롯데는 이토 쓰토무 감독의 4년차를 위한 보강 제1탄으로 거포 내야수 나바로를 영입 후보에 올렸다. 지바 롯데는 지난달 한국시리즈 때 구단 관계자를 한국에 파견하기도 했다.
하야시 신페이 지바 롯데 구단본부장은 "중심을 맡을 수 있는 거포가 필요하다. 데스파이네와 3~4번을 치는 타자가 이상적이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나바로는 2014년부터 삼성 소속으로 지난해 타율 3할8리 31홈런을 기록했다. 올해는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의 강타자 박병호(53개) 다음으로 많은 48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타율 2할8푼7리 137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28세의 젊음도 매력적"이라며 "타도 소프트뱅크를 위해선 타선 강화가 필수적이다. 지바 롯데 구단은 조기 영입을 위해 교섭의 움직임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삼성은 지난해 릭 밴덴헐크를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빼앗겼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맞붙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자금력이 뛰어난 소프트뱅크를 이길 수 없었다. 이번 만큼은 다르다. 삼성 타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바로 만큼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게 구단 측의 의지다.
지난해 1번 중책을 맡으며 정확성과 파괴력을 고루 뽐냈던 나바로는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낳았다. 나바로는 중심 타선에 합류한 뒤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나바로는 "득점 찬스가 되면 집중력이 더 좋아진다. 타점을 생산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올 시즌 타율은 2할8푼7리(534타수 126안타)에 불과했으나 48차례 대포를 쏘아 올렸다.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 팀내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타점(137)을 기록하기도. 주포지션은 2루수. 김상수가 전력에서 이탈했을때 유격수로 나서며 부상 공백을 지웠다.
삼성은 밴덴헐크를 잔류시키지 못한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을 각오. 금액차가 아주 크지 않다면 삼성과의 재계약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릴 것 같다. 나바로가 국내 무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건 삼성 측의 남다른 배려 덕분이었다. 통근 시간 뿐만 아니라 훈련 스케줄 등 나바로의 의견을 존중했다. 이에 대한 동료들의 불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구단 측은 나바로의 성향을 잘 알기에 최대한 배려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구단 측은 올해부터 나바로를 위한 전담 스페인어 통역 담당자를 마련했고 가족들이 대구에 올때마다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못할 만큼 정성을 다했다. 나바로도 구단 측의 진심을 잘 알고 있다. 과연 지바 롯데에서도 나바로를 위해 통근 시간 및 훈련 스케줄까지 배려할 수 있을까. 일본 야구 정서상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 나바로에게 기존 선수들과 똑같은 조건을 내세운다면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 듯.
나바로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구단 측에 재계약 의사를 밝혔다. 나바로가 내년에도 삼성에서 뛸까 아니면 일본 무대로 건너갈까. 나바로의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