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 넥센)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차지한 팀은 과연 누구일까. 아직까지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망(?)은 더 좁혀지고 있다. 강정호(28)의 소속팀인 피츠버그가 아직도 살아있는 가운데 남아있는 팀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2일 KBO(한국야구위원회)의 포스팅 공시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넥센은 7일 1285만 달러의 최고 입찰액을 수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가장 큰 고비를 넘긴 박병호 포스팅의 최대 화두는 이제 ‘누가 그 금액을 썼느냐’로 이동했다. 대다수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아직은 그 팀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넥센은 7일 오전 포스팅 수락을 결정했다. KBO가 바로 공문을 만들어 MLB 사무국에 보냈다고 하더라도 이미 미국은 금요일 오후로 돌입해 주말 휴일을 준비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주말에 대한 개념이 철두한 미국에서는 보통 이 기간 공식적인 업무가 중단된다. 여기에 포스팅은 비공개경쟁입찰이라는 말과 같이 철저히 수면 아래에서 움직인다. 해당 구단도 MLB 사무국으로부터 공식적인 문서를 받기 이전에는 굳이 이 사실을 알릴 필요가 없다.

다만 박병호의 포스팅 수락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에서는 각 구단 담당 기자들을 중심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이틀간의 작업을 통해 20개 가까운 팀들이 제외됐다. 남아 있는 팀들을 위주로 살피면 어느 정도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물론 구단 공식 발표가 아닌 만큼 극적으로 생존 신고를 하는 팀이 나올 수는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가장 관심을 모았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5개 팀은 모두 해당 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을 비롯, 볼티모어, 토론토라는 업계가 뽑은 ‘유력 후보’들이 모두 입찰은 했으나 승리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도 현지 언론의 보도에서 승리자가 아니라고 밝혀졌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경우는 클리블랜드가 입찰을 했으나 탈락했다. 캔자스시티도 입찰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제외됐으며 디트로이트는 입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팀은 미네소타다. 1루수가 필요한 팀이고 언론으로부터 박병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가능성은 낮지만 아직 생존하고 있는 팀이다.
서부지구에서는 오클랜드, 텍사스, 시애틀이 입찰 과정에서 탈락했으며 LA 에인절스는 입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 한 팀이 남아있는데 휴스턴의 경우 1루 유망주들이 있어 박병호에 거금을 썼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는 뉴욕 메츠, 워싱턴, 마이애미가 박병호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됐다. 애틀랜타는 가능성이 떨어지나 필라델피아는 ‘진짜’ 미스테리한 팀이 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내셔널리그 중부와 서부는 거의 정리가 됐고, 이에 가장 유력한 후보들을 보유하고 있다. 중부지구의 경우 모든 팀들이 공식적으로 제외되지는 않았다. 다만 앤서니 리조가 버티는 시카고 컵스, 조이 보토가 있는 신시내티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 세인트루이스의 경우 “무산됐다”라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좀 더 지켜볼 만한 여지가 있다. 아담 린드의 거취가 불투명한 밀워키는 살아있는 가운데 가장 강력한 후보인 피츠버그가 ‘침묵’을 지킨 채 남아있다. 스몰마켓 팀이지만 강정호 효과를 제대로 본 피츠버그라면 모험을 걸 만하다.
서부지구는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 샌디에이고가 모두 탈락했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는 어느 정도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1285만 달러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남은 팀은 콜로라도다. 역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 팀이나 복수 언론에서 확인하지는 않아 가능성이 살아있다. 종합하면 피츠버그, 콜로라도, 미네소타가 가장 유력한 팀이며 휴스턴, 화이트삭스, 밀워키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봐야 하며 세인트루이스가 극적으로 다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언론을 통해 끝내 밝혀지지 않을 경우 발표는 우리시간으로 10일 오전께나 나올 전망이다. MLB 사무국이 최고 입찰팀을 KBO에 통보하면, KBO가 이를 발표한다. 이것이 공식발표다. 어찌됐건 10일은 박병호에 대한 이야기로 시끄러울 공산이 크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