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 대표팀은 11월 8일 일본 삿보로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개막전 일본 대표팀과 경기에서 0-5로 영봉패를 당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일본의 에이스오타니 쇼헤이(21)에게 6이닝 무득점으로 꼼짝 못했습니다. 타선은 2안타에 그쳤고, 무려 10개의삼 진을 먹었습니다. 후반부에 두번째 투수 노리모토 다카히로와 마무리 마쓰이 유키를 5안타로 공략하고 9회초에는 무사만루의 득점기회도 있었지만 집중력이 떨어져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반면 대표팀 투수진은 장단 12안타를 맞고 5실점했습니다. 선발 김광현이 불운이 겹치면서 2실점, 차우찬 정우람 조무근이 1점씩 내줬습니다.
이날 패인은 투수력의 열세였습니다. 그리고 타선도 상대의 강속구와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2006년 제1회 월드클래식베이스볼(WBC)에서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 2009년 제2회 WBC에서 준우승으로 상승기류를 타던 한국 대표팀 수준은 2013년 제3회 WBC 본선 1라운드 탈락에 이어 지난 5일 고척돔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친선전에서 1-3으로 패하며 하향 곡선에 접어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일본전은 완패입니다. 특히 일본투수들의 파워피칭에 우리 타자들은 힘들게 찬스를 잡고도 강속구와 위력적인 변화구에 당했습니다. 오타니는 올해 최고시속 163㎞를 뿌린 선수입니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 꽉 차게 들어오는 160㎞ 안팎의 강속구와 140㎞대 중반까지 스피드를 끌어올린 포크볼은 공략하기 어려웠습니다. 두번째 투수로 나온 노리모토 다카히로도 157㎞를 찍었습니다.
한국대표팀은 선발 김광현이 140㎞대 중후반, 미들맨 조상우가150㎞를 기록해 한일 투수간의 투구 스피드는 10㎞ 정도 스피드 차이가 났습니다. 반면 한국은 확실한 제 1선발 투수가 없습니다. 2000년대 후반부에 등장한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윤석민(KIA)으로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데 류현진 정도의 괴물급 투수라고 꼽을 만한 새로운 스타급 투수가 등장하지 않고있습니다.
한국야구에 강속구 투수가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쿠바는 예전의 강속구 투수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변화구에 능한 투수들로 버티고 있습니다. 한국야구는 청소년기부터 너무많은 변화구를 던지고 있습니다. 빠른볼 보다는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로 승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변화구에 치중하게 되면서 강속구를 구사하는 투수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은 오타니는 21세, 노리모토는 25세, 마쓰이는 20세로 20대 초중반의 젊은 투수들이기 때문에 일본 대표팀의 투수력은 세계 정상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타케다 쇼타(22, 소프트뱅크), 니시 유키(24,오릭스),후지나미 신타로(21, 한신), 오가와 야스히로(25, 야쿠르트)와카마츠 슌타(20, 주니치) 등 올 시즌 10승 이상을 올린 20대 초중반 선발투수가 많습니다.
반면 한국은 젊은 선발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25세 이하 수준급 선발투수를 꼽아보면, 이재학(25, NC)이 유일합니다. 이태양(22,NC)도 올해 10승을 달성했으나, 규정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한국야구는 뉴페이스가 사라진 가운데 외국인 투수들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환경에서 KBO리그는 선발투수를 키워내지 못하는 리그가 됐습니다.
한국야구가 국제 경쟁력에서 퇴보하는 가운데 다른 나라는 발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본보기가 제3회 WBC 대회입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013년 3월 2일 대만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1라운드 네덜란드와 경기서 0-5로 완패해 탈락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한국은 네덜란드를 약한 상대로 여겼지만 상대 선발투수 마크웰에게 4이닝 동안 꽁꽁 묶였고 득점권 찬스에서도 번번이 범타로 물러나거나4개의 수비에러가 나와 영봉패했습니다. 네덜란드의 변화구 좋은 투수들에게 묶인 것입니다.
한국은 윤석민이 선발로 등판했다가 4이닝 2실점했고 네덜란드는 유격수 안드렐톤 시몬스, 3루수 잰더 보가츠를 바탕으로 한 내야진이 단단한 수비력을 과시했습니다. 시몬스는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의 주전 유격수였고 보가츠는 보스턴의 유망주였습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통산 434홈런을 터뜨린 앤드루 존스와 2002년 일본프로야구 홈런왕을 차지한 블라디미르 발렌틴도 포함됐습니다. 네덜란드는 한국을 이기면서 국제야구대회연맹 랭킹도 올라가 현재 5위이며 한국은 8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대표팀은 일본, 미국,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수엘라, 멕시코와 함께 B조에 편성돼 있습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3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한국야구의 국제대회 경쟁력이 오르려면 강속구 투수와 변화구 좋은 투수를 우선 육성할 장기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마운드 수준이 높아지면 빠른 볼을 잘 때리는 강정호와 같은 타자가 여럿 나올 수 있습니다. /OSEN 편집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