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미네소타, 박병호 우선협상권 획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10 00: 11

좀처럼 밝혀지지 않았던 박병호(29, 넥센) 포스팅의 승자는 결국 ‘지우개 싸움’에서 묵묵히 살아남았던 미네소타였다. 기나긴 숨바꼭질도 막을 내렸다.
야후스포츠의 제프 파산,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가 박병호 포스팅에서 최종 승자가 됐다”라고 보도했다. 대니얼 김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에 좀 더 앞서 MLB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네소타가 승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 7일 넥센의 포스팅 금액(1285만 달러) 수용 이후 팬들의 궁금함을 불러 모았던 박병호 영입전의 승자가 밝혀졌다. 유력했던 팀으로 손꼽혔던 팀들이 하나둘씩 현지 언론의 보도를 통해 지워지는 상황에서 ‘침묵’을 지켰던 미네소타는 이제 공식적인 박병호의 우선협상자가 됐다.
올 시즌을 끝으로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인 7년을 채운 박병호는 지난 2일 KBO(한국야구위원회)를 통해 포스팅 공시를 신청했으며 지난 7일 오전 원소속팀 넥센이 1285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즉각 수용함에 따라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현지가 주말을 맞아 업무가 잠시 중지되는 동안 승리자가 공표되지 않았고 현지 언론의 보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

밝혀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스카우트들의 방문을 통한 관심도, 그리고 1285만 달러라는 만만치 않은 포스팅 금액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유력한 팀으로 평가받았던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가 모두 현지 언론을 통해 “승리팀이 아니다”라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역시 관심이 컸고 1루와 우타 보강이 필요했던 볼티모어·텍사스·샌디에이고·클리블랜드와 같은 팀들이 가장 먼저 탈락하며 의문이 증폭됐다. 9일 오후까지 20개에 가까운 팀들이 입찰을 하지 않거나 입찰에서 탈락했다고 보도되면서 숨바꼭질이 계속됐다.
마지막까지 ‘침묵’을 지키며 관심을 모았던 피츠버그 또한 9일 저녁 박병호 입찰에서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사태는 더 미궁 속으로 빠져 들었다. 여기에 오클랜드가 2위라는 보도, 필라델피아·애틀랜타·시카고 화이트삭스도 아니라는 현지 언론의 확인 작업이 쏟아지며 어지러운 상황이 전개됐다. 거의 MLB 전 팀을 대상으로 한 검증작업이 벌어질 정도로 현지의 관심도 뜨거웠다.
언론 보도가 틀릴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MLB 사무국은 10일 오전 KBO에 우선협상팀을 통보할 예정이며 KBO는 이를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이로써 박병호는 앞으로 한 달간 개인 협상을 벌인다. 포스팅 금액을 고려했을 때 500~600만 달러 정도의 연봉은 확실시되는 가운데 어차피 포스팅 금액에서 연봉 전체 규모가 정해져 있는 만큼 개인 협상에 있어서 그렇게 큰 논란은 없을 전망이다. 현재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차출되어 있는 박병호라 대회가 끝나고 휴식을 가진 뒤 12월 초쯤 협상이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성남고 시절 대형 타자로 각광받으며 2005년 LG의 1차 지명을 받았던 박병호는 LG 시절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으나 2011년 넥센과의 트레이드로 선수 생활을 전기를 마련한 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2012년 31홈런, 2013년 37홈런을 친 박병호는 지난해 처음으로 50홈런(52홈런) 고지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개인 최다인 53홈런을 치며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올 시즌 시작 전 MLB 도전에 대한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박병호는 140경기에서 타율 3할4푼3리, 53홈런,146타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KBO 리그 역사상 첫 2년 연속 50홈런과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을 쓴 박병호는 개인협상이 잘 끝나면 꿈에 그리던 MLB 무대를 밟는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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