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드러낸 미네소타, 왜 박병호에 투자했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10 00: 34

박병호(29, 넥센) 포스팅의 승자는 다소 의외의 팀인 미네소타였다. 꾸준히 박병호에 관심을 모였던 미네소타는 공격력 강화의 승부수로 1285만 달러라는 적어내 우선 협상권을 따냈다.
야후스포츠의 제프 파산,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가 박병호 포스팅에서 최종 승자가 됐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2일 포스팅 공시를 시작으로 입찰전에 들어간 박병호는 7일 넥센이 1285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수락함으로써 첫 관문을 넘었다. 그리고 이 금액을 써낸 팀은 수많은 논란 끝에 미네소타로 밝혀졌다.
최근 하위권 이미지가 강했던 미네소타는 점진적인 리빌딩 계획을 짜고 있으며 점차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네소타는 올 시즌 83승79패를 기록하며 캔자스시티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올랐다. 시즌 막판까지 와일드카드 진출권을 놓고 경쟁하기도 했다. 비록 막판 페이스가 떨어지기는 했으나 수준급 팜을 가지고 있어 향후 기대감이 큰 구단이기도 하다.

다만 미네소타는 공격력에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박병호 영입을 꾀한 결정적인 배경이다. 미네소타는 올 시즌 팀 타율이 2할4푼7리로 아메리칸리그 15개 팀 중 14위였다. 팀 전체 홈런도 156개로 10위, 평균 아래였다. 여기에 1루수 포지션 타율은 2할6푼5리로 5위였으나 장타력이 좋지 않았다. 1루수 포지션에 나온 전체 홈런은 14개에 불과, 15개 팀 중 14위였다.
미네소타는 간판 스타인 조 마우어가 1루를 보고 있다. 2009년 아메리칸리그 MVP에 빛나는 마우어는 MLB 통산 1456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OPS 0.845, 119홈런, 755타점을 기록한 강타자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은 모두 3할을 치지 못했고 2년간 홈런 총합은 14개에 불과하는 등 포수 마스크를 벗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성기의 공격력은 아니다. 여기에 나이는 점점 들고 있다. 마우어는 올 시즌 10개의 홈런에 그쳤다.
하지만 박병호가 가세함으로서 마우어는 지명타자 등에서 좀 더 공격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혹은 마우어가 1루, 박병호가 지명타자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올 시즌 지명타자와 3루 자리를 오갔던 팀 내 최고 유망주 미겔 사노의 경우는 최근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좌익수 훈련을 받는 등 멀티포지션 훈련을 하고 있다. 어쩌면 박병호 영입의 복선이었던 셈이다. 마우어-사노와의 교통정리 가능성이 그렇게 어렵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박병호 또한 안정적인 출전 시간을 얻을 수 있는 여건은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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