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레터] 와신상담, 오타니와 일본에 설욕할 수 있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10 07: 59

6이닝 2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최고구속 161km, 포크볼 최고구속 147km. 일본 우완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거둔 성적이다.
다른 공이 필요 없었다. 직구와 포크볼이면 다 됐다. 포크볼 제구가 되면서 타자들의 선택지는 극히 좁아졌다. 오타니가 잡은 18개의 아웃카운트 중 절반이 넘는 10개가 삼진이었다.
한국 타자들은 무기력했다. 그나마 손아섭이 볼넷 2개를 얻어내며 오타니를 상대로는 100% 출루에 성공했다. 나머지 안타 2개는 김현수와 박병호가 기록했다.

너무 일방적으로 당했기 때문에 다시 만났을 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2009년 WBC는 일본과 총 5번이나 만났지만, 8강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는 다시 일본과 만날 기회는 한 번 뿐이다.
같은 B조에 속했었기 때문에 최소 4강은 가야 다시 만난다. 4강부터는 도쿄돔에서 진행되는데, 결국 일본과 재회하는 곳은 일본이다. 물론 대표팀이 대만에서 펼쳐질 시리즈를 무사히 통과했을 때 이야기다.
한국 대표팀은 9일 타오위안 공항을 통해 결전의 땅 대만에 도착했다. 당장 11일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조별예선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도 일본, 그리고 오타니 이야기를 안 할수 없었다.
공항에서 만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개막전 패배를) 빨리 잊어야한다"고 입을 열었다. 비록 첫 경기에서 졌지만 이번 대회는 한 조에 6팀씩 있어 아직 조별예선 4경기가 더 남았다.
이어 김 감독은 오타니에 대해 "사실 KBO 리그에서는 그만한 볼을 찾기 힘들다. 게다가 오타니는 (개막전에서) 평소 자기 공보다 3~4km는 더 나왔다"며 "그리고 포크볼을 두 종류로 던지더라. 하나는 꽉 쥐고 던지고, 나머지는 살짝 걸쳤다. 공도 좋고 상당히 밸런스도 좋다. 던지는 공 자체가 굉장히 좋다.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타니도 약점이 없는 투수는 아니다. 개막전에서는 위력적이었지만, 김 감독은 다시 만난다면 공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경기 후반에는 우리도 공을 맞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걸 마무리하지 못하고 점수를 내지 못한 게 결정적 패인"이라며 "졌어도 그런 걸 쳐본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현수 역시 "1회 치고나서는 적응이 된다는 느낌이었다. 빠른공에 익숙해졌다"며 "구위는 분명히 좋았다. 직구도 좋고, 공도 빠른데 우리가 적응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아예 못칠 공은 아니다"라고 다음 번을 기약했다.
만약 한일전 재대결이 성사된다 해도 일본이 오타니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 워낙 마운드가 두터워 좋은 투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당장 마에다 겐타도 남아 있다. 그래도 한국 대표팀은 다시 만날 일본을 상상하며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clena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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