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은(26, 지바 롯데)이 에이스가 실종된 한국 대표팀에 희망으로 뜰 수 있을까.
한국 대표팀은 지난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일본 대표팀과의 개막전에서 0-5로 완패했다. 이후 9일 대만 타이페이로 이동해 남은 예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11일 도미니카 공화국전을 시작으로 베네수엘라, 멕시코, 미국과의 조별 리그 경기를 통해 8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아직 1패에 불과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특히 일본전에서 충격의 완패를 당했기 때문에 그 여파를 지우는 것이 급선무다.
일본과의 에이스 맞대결에선 완전히 패했다. 한국은 좌완 김광현, 일본은 우완 오타니 쇼헤이를 내세웠다. 김광현은 불운이 겹치면서 2⅔이닝 2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일본 타자들은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철저히 흘려보내며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반면 한국 타자들은 오타니 공략에 실패했다. 공략하기 쉬운 공은 아니었다. 최고 161km에 달하는 속구와 147km의 포크볼까지. 그야말로 난공불락이었다. 결국 한국은 7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확실한 에이스의 부재가 뼈아팠다. 한국의 마운드는 최정예 멤버가 아니다. 양현종, 윤석민(KIA) 등이 부상으로 빠졌고, 도박 스캔들로 인해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삼성) 3인방이 엔트리서 제외됐다. 오타니 공략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원래 멤버가 모두 있었다면 마운드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KBO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들이 줄줄이 빠졌다. 그나마 믿었던 김광현도 첫 경기에선 아쉬운 모습.
일본에 설욕하기 위해선 조별 리그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 중요해졌다. 다행히 일본전에서 김광현과 함께 원투 펀치로 주목을 받은 이대은을 아낄 수 있었다. 이대은은 도미니카 공화국전 선발로도 예상되고 있는 상황. 이대은은 이미 평가전에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지난 4일 쿠바와의 경기에서 김광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4이닝 동안 투구수도 44개에 불과했다.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을 안정적으로 던지며 쿠바 타자들을 손쉽게 요리했다. 최고 구속 153km를 찍었다. 한국 투수 중에서 패스트볼 구속도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 여기에 140km에 이르는 포크볼도 수준급이다. 본인 스스로 주무기라고 할 정도로 포크볼에 자신감이 있다. 비록 일본전 ‘1+1’ 카드로 나오진 못했지만, 에이스다운 모습으로 개막전 쇼크를 지워야 한다. 아울러 첫 경기서 호투한다면 본선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대은이 개막전의 악몽을 지우고 에이스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