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30개 팀 중 유일하게 감독직이 공석인 LA 다저스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양자대결로 압축되는 모습이다. 만약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다저스는 초보감독이라는 모험을 걸 것이 유력하다.
미 CBS스포츠는 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 감독직에 대한 기사에서 “게이브 캐플러(40)와 데이브 로버츠(43)가 2파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캐플러가 감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 로버츠가 면접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캐플러는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현역 시절 강인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분석에 능하고 숫자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무 추진력에서도 인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샌디에이고의 벤치코치를 역임했던 로버츠는 프리드먼 사장을 제외한 구단주 그룹에서 호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찌 보면 프리드먼 사장과 구단주 그룹의 선호 인물이 갈리는 셈이다. CBS스포츠는 이러한 사정 탓에 다저스가 감독 선임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여기서 두 명을 모두 제칠 만한 강력한 새로운 후보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다저스는 모험을 하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양자 모두 MLB에서 감독 경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탬파베이에서 현역을 마친 캐플러는 올해 프리드먼을 따라 다저스 프런트로 왔다. 유소년 부문 총괄을 맡고 있다. 지도자 코스는 아니다. 이에 비하면 로버츠는 MLB 현장과 훨씬 더 가깝다. 2013년 샌디에이고에서 1루 코치를 맡았고 2014년에는 벤치 코치로 활약했다. 버드 블랙 감독의 경질 당시에는 1경기 임시 감독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팻 머피에게 자리를 물려준 뒤 다시 벤치코치로 돌아가 시즌을 마쳤다. 사실상 감독 경력은 없다. 검증되지 않았기는 마찬가지다.
두 인물은 모두 40대 초반의 나이이며 MLB나 마이너리그에서 감독 경력이 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저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MLB 최고의 스타 군단이다. 전임인 돈 매팅리 감독이 인정을 받았던 것도 이 선수들을 한 곳에 아우르는 리더십이었다. 매팅리 감독에 비하면 현역 경력도 초라한(?) 두 인물이 다저스를 잘 이끌고 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은 분명 떠오를 전망이다. 다저스의 선택이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