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팀들의 KBO리그 외국인선수 공습이 또 시작됐다. 애써 발굴하고 키워 놓은 외국인선수를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삼성에서 2년간 최정상급 활약을 한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가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의 스카우트 대상이 됐다. 지난 9일 일본 스포츠닛폰 보도에 따르면 지바 롯데는 재계약이 어려운 루이스 크루스를 대체할 외인 거포 내야수로 나바로를 점찍었다. 이미 한국시리즈 때 나바로를 직접 관찰해 놓은 상태다.
삼성으로서는 2년 연속 외국인선수를 일본 구단에 빼앗길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에이스 릭 밴덴헐크가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했다. 삼성도 그의 잔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머니 싸움에서 당해낼 수 없었다. 밴덴헐크의 공식 계약은 2년 4억엔이지만 실제 조건은 이보다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바로에 앞서 한화의 괴물 외인투수 에스밀 로저스도 일본의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 지난달 스포츠닛폰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로저스 영입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뿐만 아니라 소프트뱅크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로저스의 몸값이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뛰는 에릭 테임즈(NC) 앤디 마르테(kt) 헨리 소사(LG)도 일본 구단들의 입질이 있었다. 요미우리와 한신 타이거즈에서 그들에게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NC는 시즌 중 +1년 옵션을 활용해 테임즈와 내년 계약에 합의했고, kt와 LG는 마르테·소사와 각각 85만·9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이처럼 KBO리그에서 정상급의 활약하는 외국인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일본 구단의 표적이 된다. 과거에도 타이론 우즈, 호세 페르난데스, 게리 레스, 클리프 브룸바, 세스 그레이싱어, 다니엘 리오스, 켈빈 히메네스, 크리스 세든 등 KBO리그에서 활약을 발판삼아 일본에 진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본 구단과 머니 싸움에서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넋 놓고 유출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다년 계약을 공식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년 잘하는 선수들을 일본에 빼앗길 것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제도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둬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지금 당장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 눈앞의 상황에 닥친 삼성과 한화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프로 세계에서 정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물론 삼성과 한화는 거액을 투자하는 데 인색하지 않기 때문에 과감하게 베팅을 할 가능성도 있다. 과연 일본의 공습에 외국인들을 지켜낼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