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목표로 삼았던 도미니카 3인방 결성에 마지막 한 자리만 남겨뒀다.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가 가장 힘든 상황이지만, 어쨌든 앞선 두 개의 퍼즐은 순조롭게 맞췄다.
LG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헨리 소사·루이스 히메네스와 각각 총액 90만 달러·8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둘 다 2015시즌 기대치를 충족시켜줬고, 동료들과 관계도 좋았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한 달이 넘은 시점에서 계약이 발표됐으나, 재계약과 관련해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눈 상황이었다. 소사와 히메네스 모두 고국으로 돌아가면서도 내년에도 LG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 확신할 정도였다. 특히 히메네스는 정규시즌이 끝났음에도 2주 동안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젊은 선수들과 타격훈련을 하는 이색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몇 년과 달리, 순조롭게 외국인선수 구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LG의 시선은 레다메스 리즈를 향하고 있다. LG는 2011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선발투수로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리즈를 재영입, 소사와 이닝이터 원투펀치를 구상 중이다. 리즈와 소사 모두 4일 휴식 후 투구에 능하고,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만큼, 선발진에 중심역할을 할 수 있다. 둘이 400이닝 이상을 합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외국인선수 3명과 팀 전체의 조합이 좋아진다. 소사·히메네스에 리즈까지 더해 도미니카 3인방이 결성되면, 어느 팀보다 한국에 익숙한 외국인선수들로 채워지게 된다. 한국무대 5년차를 맞이하는 소사와 이미 한국에서 3년을 뛴 리즈에게 한국은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 대중교통 이용은 물론, 음식점 배달주문도 혼자서 척척 해낸다. 히메네스는 지난 6월 한국에 오자마자 "한국에서 정말 긴 시간을 뛰고 싶다. 앞으로 내 목표는 KBO리그에 머무르는 것이다"며 한국을 향한 애정을 과시한 바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외국인 스카우트 시절을 회상하며 “도미니카 선수에게는 한국적인 요소가 많다. 성격에서 한국인과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맞춰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소사도 우리 팀에 있을 때 정말 잘 맞았다. 어떤 것을 요구하면 금방 알아듣고 움직였다”고 전했다.
문제는 리즈 영입이 쉽지는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여전히 리즈는 비싼 선수다. 리즈 본인이 도전을 택한다면, 메이저리그 잔류도 가능하다. 리즈에게 한국은 자신이 원하는 선발투수를 하면서 가장 좋은 대우까지 받을 수 있는 길이다. LG 구단 관계자는 “리즈가 지난해 자신과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다시 찾아준 점을 고맙게 생각하더라. 계속 고민하겠지만, 일본은 가지 않겠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 남지 않는다면, 우리가 선택지가 될 것 같은데, 아직 정확하게 어떻게 된다고 전망하기 힘들다.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결국 LG로서는 리즈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관계자는 소사와 히메네스의 재계약이 발표된 후 “12월까지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다보고 결정할 계획이다. 이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선수와 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올해 우리 팀에서 뛰었던 루카스 또한 우리 옵션에 포함되어 있다”고 이야기했다.
LG는 그동안 영입후보 리스트에 빼어난 선수들을 올려두곤 했다. 롯데에서 뛰고 있는 조쉬 린드블럼도 LG가 영입을 원했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LG는 2014시즌을 앞두고 린드블럼 영입을 추진했었다. 당시 린드블럼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린드블럼을 데려오기 위해선 린드블럼이 FA가 돼야했다. LG는 텍사스측과 린드블럼의 바이아웃을 논의했는데, 텍사스가 갑자기 외야수 마이클 초이스를 얻기 위해 린드블럼을 오클랜드로 트레이드시켰다. 그러면서 LG의 린드블럼 영입은 무산됐다. 이후 린드블럼은 2015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계약, KBO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린드블럼은 2016시즌에도 롯데에서 공을 던진다.
굳이 리즈가 아니더라도, 대안이 린드블럼 급이라면 문제없다. LG 양상문 감독은 선발진에 좌투수를 넣는 것도 고려 중이다. 빼어난 좌투수를 데려온다면, 좌타자들이 강한 팀에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LG 구단 관계자는 “삼성 같은 팀과 3연전을 가져가려면 좌완 선발투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리즈가 와도 좋지만, 다양한 경우를 머릿속에 넣고 남은 외국인선수 한 자리를 채워보겠다”고 말했다. 구위가 빼어난 루카스 또한, 제구와 멘탈을 잡는다면, 올 시즌과 상반된 결과를 낼지도 모른다.
앞으로 한 달이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끝나는 오는 12월 11일 이후에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다. LG가 마지막 퍼즐로 누구를 채울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