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손준호, "황선홍 감독님, 웃으며 떠나시게 할 것"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1.11 05: 40

"황선홍 감독님이 마지막에 웃으면서 떠나시게 해주고 싶다."
프로 2년 차 미드필더 손준호(포항 스틸러스)가 K리그 클래식 최고의 신인에게 주어지는 영플레이어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올 시즌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9골 4도움의 놀라운 스탯을 쌓았다. 수비적인 헌신까지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포항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15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2위까지 뛰어올랐다.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한 상태다.
손준호의 영플레이어상 수상 도전은 포항에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포항은 지난 2012년부터 이명주, 고무열(2013년), 김승대(2014년) 까지 3년 연속 신인왕 및 영플레이어상을 휩쓸었다. 손준호가 최고의 신인으로 우뚝 설 경우 또 다른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 다음은 손준호와의 일문일답.
-2년 차 징크스가 없었다. 올 시즌을 돌아보면.
▲시즌 초반부터 2년 차 징크스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팀에 보탬이 될까 생각했다. 목표였던 ACL 진출권 획득엔 성공했다. 남은 건 플레이오프냐 직행이냐 싸움이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마지막에 황선홍 감독님께 좋은 선물을 하고 싶다.
-15경기 무패 원동력은 무엇인가.
▲수비가 안정되다 보니 꾸준히 무패를 이어온 것 같다. (신)진호, (김)승대, (고)무열이 형이 어릴 때부터 같이 발을 맞춰 봐서 서로의 마음을 잘 안다. 스틸타카가 극대화 되는 것 같다. 감독님을 비롯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 우리도 뒤에 (신)화용이 형이 있으니 최선을 다해 막자고 얘기하며 뛴다.
-중앙 미드필더로 9골 4도움을 기록했다. 비결은 무엇인가.
▲공격포인트를 생각하며 경기에 임하다 보니 공격적으로 과감해졌다. 찬스가 나면 공격에 가담하려고 하다 보니 득점과 도움이 많아진 것 같다.
-영플레이어상이 욕심 날 텐데.
▲당연히 욕심 난다. 포항은 3년 연속 수상자를 배출했다. 내가 받으면 4년 연속이라 동계 훈련 때부터 얘기가 많았다. 경쟁자들이 워낙 공격포인트도 많고 국가대표에서도 활약했다. 팀 기여도에서 봤을 때 전북의 우승으로 (이)재성(6골 5도움)이가 유리한 것 같다. 공격포인트는 (황)의조(13골 3도움)가 젤 많지만 재성이의 기여도가 제일 높다. 나도 팀이 2위를 하고 재성이보다 공격포인트가 더 많으면 받을 수도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혹은 경쟁자들의 국가대표 활약에 자극을 받았을 것 같다.
▲국가대표는 항상 욕심이 난다. 아시안게임서 함께 했던 친구들과 형들이 A대표팀서 잘하는 걸 보고 자극을 받았다. 어떻게 해야 발전할 수 있을지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다. 대표팀은 현재 경험 있는 미드필더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다. 내가 경쟁에서 밀리는 부분이다.
-손준호를 정상급 선수로 키워준 황선홍 감독과의 이별이 눈앞이다. 많이 아쉽지 않나.
▲많이 아쉽다. 훌륭한 재능과 기술이 없는 부족한 나를 믿고 시즌 시작부터 경기장에 내보내주셔서 항상 감사했다. 부응하기 위해 매 경기 감독님이 원하는 걸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했다. 2경기 밖에 남지 않아 많이 아쉽다. 감독님이 2년 동안 많은 도움을 주셨다. 프로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말해주신 게 머릿속에 많이 남는다. 감독님은 포항서 리그 98승을 이뤘다. 남은 2경기서 100승을 채워드리고, 마지막에 웃으면서 떠나시게 해주고 싶다.
-다음 시즌 감독이 바뀌고 신진호도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아무래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이 멤버로 계속 축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선수들은 매년 나가고 들어온다. 감독님이 바뀌면 스타일에 맞게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기존 선수와 새로운 선수가 명문 구단의 위상을 떨어뜨리지 않게 잘 준비해야 한다. 이 멤버와 계속 할 수 없으니 매 경기 소중함을 느낀다.
-손준호는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경기장 안에서 열정적이고 열심히 뛰는 선수로 남고 싶다. 기술적으로는 부족해도 성실하게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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