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전설’ 맥도웰, “헤인즈? 여전히 내가 최고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1.12 06: 31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 하지만 프로농구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 조니 맥도웰(44)의 자존심은 여전했다.
애런 헤인즈(34, 오리온)는 지난 7일 KGC 원정경기서 정규리그 외국선수 통산득점 1위에 올랐다. 헤인즈는 3쿼터 4분 25초를 남기고 속공으로 2점을 넣어 맥도웰 기록(7077점)과 동률을 이뤘다. 이어 헤인즈는 3쿼터 종료 3분 43초전 다시 한 번 레이업슛으로 외국선수 최다득점기록을 경신했다.
역사적인 순간 KBL은 잠시 경기를 중단하고 기록을 기념했다. 헤인즈는 해당 공에 사인을 하고 기념으로 간직했다. 관중들은 헤인즈의 기록달성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헤인즈도 관중들에게 화답했다. 오리온 동료들은 물론 KGC 선수들도 헤인즈를 격려하는 훈훈한 광경이 펼쳐졌다.

헤인즈의 기록경신으로 맥도웰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1997년부터 7시즌 동안 활약한 맥도웰은 KCC의 전신 대전 현대의 첫 정규리그 3연패(1998-2000) 주역이다. ‘검은 탱크’ 맥도웰은 7시즌 동안 평균 22.3점, 12.1리바운드, 4.5어시스트, 1.6스틸, 0.9블록슛을 퍼부었다. 요즘처럼 저득점 시대에 상상하기 어려운 대활약이었다. 맥도웰은 3년 연속 최고외국선수상을 독식하며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대명사가 됐다. 동네농구에서 힘 좀 쓴다는 선수들은 전부 ‘맥도웰’이란 별명을 얻던 시절이었다.
전문가들은 맥도웰이 지금 시대에 오면 전처럼 활약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한다. 수비전술이 몰라보게 발전했고, 국내선수들의 신체조건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재도입된 단신외국선수 제도에서도 언더사이즈 빅맨이 득세하고 있다. 193cm / 114kg의 당당한 체격에 드리블과 점프슛에도 능했던 맥도웰이다. 요즘 국내선수들에게는 여전히 벅찬 상대다.
OSEN은 맥도웰과 SNS 인터뷰를 가졌다. 헤인즈가 본인의 득점기록을 넘었다는 소식을 알렸다. 맥도웰은 “헤인즈가 몇 번 우승했나? MVP는 몇 번 탔나?”라고 물었다. 헤인즈가 2010년 모비스 시절 한 번 우승했고, 외국선수상이 잠시 폐지됐던 바람에 MVP 수상은 없다고 했다. 올 시즌 가장 유력한 MVP후보라고 전했다.
맥도웰은 “헤인즈가 8년 동안 달성한 득점을 난 7년 만에 해냈다. 여전히 내가 최고다”라고 답했다. 50줄을 바라보는 중년임에도 승부욕은 여전했다. 통산 22.3점을 올린 맥도웰은 헤인즈(19.7점)보다 득점력이 월등했다. 맥도웰은 1997년 11월 26일 나산을 상대로 50점을 넣기도 했다. 헤인즈는 맥도웰을 넘은 다음 날 전자랜드를 상대로  26점, 18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생애 첫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맥도웰은 통산 7회 트리플더블로 역대 3위에 올라 있다.
맥도웰은 2004년 모비스를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났다. 맥도웰은 현역시절 자신이 달았던 44번과 같은 나이의 중년이 됐다. 함께 코트를 누볐던 이상민과 추승균은 이제 프로농구 감독이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마침 맥도웰과 이야기를 나누던 11월 11일은 이상민 감독의 43번째 생일이었다. 맥도웰은 “추승균이 KCC 감독이 됐다는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다. 이상민이 오늘 생일이라는 것도 알았다. 이상민을 만나면 생일축하를 한다고 꼭 좀 전해주길 바란다”며 따뜻한 마음을 보였다.
현재 맥도웰은 미국 앨라바마주에 있는 물류회사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미국에서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게 꿈이라던 그가 넥타이를 매고 일하는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는다. 맥도웰은 “언젠가 한국에 한 번 돌아가고 싶다. KCC에서 내 번호를 영구결번 해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한편 맥도웰의 파트너였던 재키 존스도 후배에게 기록을 추월당할 처지다. 찰스 로드는 10일 KCC전에서 통산 네번 째로 정규리그 400 블록슛을 달성했다. 로드는 ‘블록슛의 대명사’ 재키 존스가 168경기 만에 달성한 3위 443개(평균 2.6개)에 43개 차로 접근했다. 로드의 기록경신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로드는 “KBL에서 가장 많은 블록슛을 한 외국선수가 되고 싶다”며 재키 존스의 기록경신에 자신감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맥도웰,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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