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한국 도와준 도미니카 페레스 교체 악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1.11 22: 53

또 뜻밖의 좌완에 막혔지만, 대만 땅에서의 악몽이 재현되지는 않았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1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조별예선 B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초반 끌려갔으나 후반 타선이 대폭발을 일으키며 10-1로 완승했다. 1승 1패가 된 한국은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한국은 상대 선발인 좌완 루이스 페레스에 완전히 당했다. 페레스는 메이저리그 경력은 있지만 그리 유명한 투수는 아니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서 활동하며 78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한 그는 통산 5승 6패, 평균자책점 4.50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의 공격적인 투구에 대표팀 타선은 맥을 추지 못했다. 5회초까지 페레스는 단 55구만 던졌는데, 그 중 스트라이크가 41개나 됐다. 한국 타자들이 만든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불운도 있었고, 도미니카 야수들의 호수비도 한 몫을 했다. 총 66개를 던지고 교체된 페레스는 6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그러나 도미니카의 미겔 테하다 감독은 잘 던지던 페레스의 투구 수가 100개에 한참이나 못 미쳤는데도 교체를 선택했다. 이것이 악수였다. 7회초 구원 등판한 프란시스코 론돈을 상대로 한국은 선두 이용규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김현수의 땅볼로 1사 2루를 만든 뒤 이대호가 바뀐 투수 미겔 페르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결과적으로 도미니카 벤치의 투수교체가 한국을 도와준 꼴이 됐다. 8회초에도 한국은 1사 후 강민호와 김재호의 연속안타로 페르민을 강판시켰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 출신인 우완 훌리오 데폴라를 무너뜨리며 이닝이 끝나기 전에 7-1을 만들고 승기를 잡았다. 끝까지 리드를 지킨 한국의 멋진 역전승이었다.
페레스에 막혀 답답했던 6회까지는 2년 전 WBC에서 첫 경기에 만난 네덜란드 선발 디에고마 마크웰에 틀어막혀 0-5로 무릎을 꿇은 것이 연상되는 경기 내용이었다. 한국은 네덜란드를 얕봤지만 마크웰은 4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역투로 한국을 1라운드 탈락시켰다. 투구 수 제한만 없었다면 더 긴 이닝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무명 좌완에게 두 번 당하지 않았다. 네덜란드를 만났을 때와 달리 이대호가 중심타자로 제 몫을 해내는 역전 투런포로 팀을 구했다.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1실점해 승리투수가 된 선발 장원준의 특급 피칭도 빼놓을 수 없는 승인이었다. /nick@osen.co.kr
[사진] 타오위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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