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영웅 홈런’ 이대호, 韓 꼴찌 추락 막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11 22: 53

프리미어12에 출전한 대표팀 타선이 예상보다 긴 침묵을 이어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이대호(33, 소프트뱅크)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다. 대표팀의 4번 타자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이대호가 한국의 조 최하위 추락을 막아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11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예선 B조 두 번째 경기에서 0-1로 뒤진 7회 터진 이대호의 역전 홈런에 힘입어 10-1로 이기고 한숨을 돌렸다. 첫 경기이자 개막전이었던 일본과의 경기에서 0-5, 영봉패를 당한 대표팀은 이번 대회 첫 승리를 신고했다.
이기기는 했지만 타선의 뒷맛은 그리 개운치 않은 경기였다. 6회까지 안타는 손아섭(5회)이 친 하나가 유일했다. 상대 선발 페레스의 호투에 막히며 답답한 양상이 이어졌다. 강민호 정근우 등이 친 좋은 타구는 상대 호수비에 잡히기도 했다. 일본전 9이닝을 포함하면 이번 대회 15이닝 연속 무득점의 침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의 구세주는 이대호였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부진했으나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쳐내며 감을 조율한 이대호는 7회 도미니카 세 번째 투수 페르민의 낮은 공을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대포를 터뜨렸다. 이대호의 이날 첫 안타가 시원한 홈런으로 연결됐다. 분위기가 처져 있었던 대표팀을 살리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결국 대표팀은 8회 강민호 김재호 정근우 이용규 김현수의 연속 안타가 터지는 등 완연히 살아난 모습을 보인 끝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대호도 6-1로 앞선 1사 3루에서 데폴라의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적시타를 기록, 이날 3타점을 신고했다. 만약 대표팀이 이날 패했다면 2패로 조 최하위로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B조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팀으로 자존심을 구기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이대호의 홈런이 그런 참사는 막아냈다. 도미니카전 승리에 이어 대승까지 거둠으로써 산술적인 예선 통과 가능성도 높아졌다.
사실 여전히 오른쪽 손바닥 상태가 좋지 않은 이대호다. 일본시리즈 최종전 마지막 타석에서 야쿠르트 마무리 바넷의 공에 오른손을 맞았다. 아직까지도 테이핑을 두껍게 하는 등 통증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이날 화끈한 홈런포를 터뜨리며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영웅은 위기에서 나오는 법이고, 그 영웅은 이대호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타오위안(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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