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의 슈퍼캐치 하나가 흔들리던 수비까지 다잡았다. 공격에서도 해결사였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1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조별예선 B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10-1로 역전승했다. 7회초부터 타선의 힘을 폭발시켜 1승 1패가 된 한국은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한국의 수비는 불안했다. 우선 5회말 실점 장면에서 수비 실수가 있었다. 선두 윌킨 라미레스가 중견수 방면으로 날린 타구를 컨디션이 좋지 않던 이용규가 놓치고 말았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은 이 타구는 2루타가 됐고, 장원준은 후속타자 페드로 펠리스의 중전안타에 선취점을 내줬다.
6회말에도 불길한 장면이 있었다. 선두 로빈손 디아스의 파울 플라이는 1루수 박병호가 잡기 충분한 타구였지만, 박병호는 이를 놓쳐 디아스에게 다시 타격 기회를 제공했다. 투수 장원준이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내 추가 실점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경기 내용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지만 4회말 외야에서도 불안요소가 발견됐다. 장원준은 2사에 미겔 올리보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는데, 이때 우익수 손아섭이 공을 잠시 더듬었다. 이 플레이로 인해 올리보의 추가 진루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매끄러운 수비는 아니었다.
하지만 정근우의 놀라운 슈퍼캐치가 흔들리던 수비를 다잡았다. 7회초 이대호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한국이 2-1 역전에 성공한 뒤 7회말 수비에서 1사에 아네우리 타바레스가 날린 중전안타성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낚아챘다. 자신 앞에서 바운드가 되며 내야를 빠져나가려던 공을 몸을 날려 잡은 그는 반대 방향인 1루로 정확히 공을 던져 타자를 1루에서 아웃시켰다. 앞선 불안했던 모습들을 다 잊게 하는 최고의 호수비였다.
정근우는 타석에서도 맹활약했다. 2-1에서 3-1로 달아나는 적시 2루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는 그는 1번 타순에서 해결사로 거듭났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1번이 된 정근우가 공수에서 순도 100% 활약을 보인 한국은 완전히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벌써 8강 진출에 성공한 듯한 분위기다. /nick@osen.co.kr
[사진] 타오위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