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지옥에서 천당으로, 이용규의 투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1.11 22: 53

지옥에서 천당으로, 야구대표팀 이용규(30·한화)의 부상 투혼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용규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아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1회 대주자로 교체출장, 3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수비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있었지만 보란 듯 공격에서 만회하며 한국의 10-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용규는 이날 경기 직전 갑자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당초 1번 중견수로 선발출장할 예정이었으나 컨디션 난조로 빠졌다. 버스를 타고 경기장에 올 때부터 급체한 탓인지 속이 안 좋아 구토를 했다. 얼굴이 하얗게 떠있을 정도로 한 눈에 봐도 좋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용규는 1회부터 교체출장했다. 2번 민병헌이 1회 첫 타석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선발 루이스 페레스의 초구에 왼 발을 강타 당한 것이다. 통증을 호소한 민병헌이 그대로 경기에 빠졌고, 이용규가 대주자로 1루에 나갔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평소 이용규가 아니었다. 4회 첫 타석에서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난 뒤 6회 수비에서 그답지 않은 실수를 했다. 선두 윌킨 라미레스의 정면 라인드라이브를 그만 놓친 것이다. 글러브를 뻗었으나 공을 눈앞에서 놓치며 2루타가 되고 말았다. 결국 선취 실점으로 이어져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근성의 사나이 이용규는 실수에 좌절하지 않았다. 7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용규는 도미니카공화국의 구원투수 프란시스코 론돈과 6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이용규가 공격 포문을 열며 이어진 1사 2루에서 이대호가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 분위기를 탈 수 있었다. 
이용규는 8회 1사 2·3루에서 훌리오 데폴라를 상대로 1루 내야 안타를 때리며 만루 찬스를 연결했다. 느린 타구에 도미니카공화국 내야 수비가 당황했고, 이용규는 빠른 발로 1루까지 내달렸다. 한국은 8회에만 5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이용규는 9회 마지막 타석도 좌전 안타를 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뜻하지 않은 컨디션 난조와 수비 실수로 지옥까지 다녀온 이용규였지만, 포기를 잊은 근성을 앞세워 천당에 돌아왔다. 빛나는 투혼의 승리였다. /waw@osen.co.kr
[사진] 타오위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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