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 넥센) 영입전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피츠버그가 예상보다는 소극적인 입찰 금액을 적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박병호에게 관심이 있었으나 팀의 미래 전력 구조도 생각해야 했다고 밝혔다.
현재 플로리다에서 열리고 있는 메이저리그(MLB) 단장 회의에 참석 중인 헌팅턴 단장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와의 인터뷰에서 박병호 포스팅에 대한 비화를 밝혔다. 헌팅턴 단장은 박병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입찰 참여는 넌지시 시인했다. 그러나 조시 벨 등 마이너리그에서 성장 중인 선수들을 고려해 소극적인 참여에 그쳤음을 시사했다.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의 성공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느끼고 있었으며 포스팅 금액이 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우리는 박병호가 팀에 얼마나 알맞은 선수인지 살피고 있었다. 2016년은 자연스레 부합했지만 우리는 2017년과 그 이후를 내다봐야 했다. 우리는 조시 벨이라는 젊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가 좋은 MLB 선수가 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고 밝혔다.

피츠버그는 현재 1루수 페드로 알바레스의 성적이 2013년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으로 1루에 대한 걱정거리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알바레스는 올 시즌 리그 1루수 중 가장 좋지 않은 수비력으로 불안감을 남겼다. 장타력까지 떨어지고 있는 알바레스의 대체자로 박병호가 물망에 올랐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시 벨의 자리를 고려해 박병호 영입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다는 것이 헌팅턴 단장의 설명이다. MLB.com 선정 유망주 순위에서 3위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벨은 올 시즌 더블A에서 트리플A로 승격했다. 트리플A에서는 35경기에서 타율 3할4푼7리, 2홈런, 1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46을 기록하며 내년 MLB 승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당장을 봐도 알바레스가 있고, 마이클 모스라는 또 하나의 내부적 대안이 있어 박병호 영입에 목을 걸 정도는 아니었다.
벨이 장기적인 대안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4년 총액 약 4000만 달러에 이르는 금액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박병호 영입전에 굳이 무리하게 뛰어들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헌팅턴 단장은 “2016년뿐만 아니라 2017년 이후의 팀 연봉 구조도 생각해야 했다”고 이와 같은 추측에 동의했다. 헌팅턴 단장은 “우리는 (1루에) 충분한 옵션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우리가 박병호의 권리를 따내기 위해 예상했던 금액의 투자를 멈추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피츠버그가 박병호에 좀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면 강정호와 박병호의 재회가 이뤄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재정적으로 큰 여유가 있었던 팀은 아니었으며 박병호보다는 내부 대안을 찾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결국 아쉽게 이 시나리오는 배제됐다. 박병호는 미네소타가 1285만 달러의 입찰액을 써내 우선협상권을 따냈으며 오클랜드 또한 거액의 포스팅 금액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