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출신 외국인선수들이 프리미어12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B조 예선 미국과 베네수엘라전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올 시즌 kt에서 뛴 댄 블랙이 4번타자로 나왔고, 2013년 한화 출신 대나 이브랜드가 구원으로 등판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2014년 롯데에 몸담은 루이스 히메네스가 5번타자, 2011년 두산에서 뛴 페르난도 니에베가 마무리로 모습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이 선수들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 경기였다.
베네수엘라 히메네스는 4회 좌월 투런 홈런에 이어 5회 우측 2루타에 이어 7회 절묘한 번트 안타까지 성공시키며 5타수 3안타 5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베네수엘라의 7-5 승리에 있어 일등공신이었다. 멕시코전 3타수 1안타 1볼넷에 이어 2경기 연속 빼어난 활약.

2점차 리드한 8회 1사에서 구원등판한 페르난도도 1⅔이닝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대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최고 시속 152km 강속구를 뿌리며 힘으로 미국 타선을 제압했다. 투타에서 KBO 출신 선수들의 활약으로 베네수엘라는 멕시코전 패배 충격을 딛고 첫 승을 올렸다.
미국의 붙박이 4번타자 블랙은 첫 경기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한 데 이어 베네수엘라전에도 3회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브랜드도 마지막 투수로 등판, 2⅓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우타자 몸쪽 파고드는 슬라이더가 절묘했다.
캐나다에도 KBO리그 출신 투수 2명이 있다. 지난 10일 A조 예선 첫 경기 쿠바전에서 2014년 한화 출신 앤드류 앨버스가 1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호투했다. 이어 2013년 시즌 전 롯데와 계약한 뒤 부상 때문에 퇴출된 스캇 리치몬드도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으며 경기를 끝냈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잘한 건 아니다. 도미니카공화국 대표로 발탁된 투수 훌리오 데폴라는 11일 한국전에서 혼쭐났다. 구원으로 ⅔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난타를 당하며 도미니카공화국의 패배를 불렀다. 데폴라는 지난 2010~2011년 한화에서 뛴 바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별다른 인상을 못 남겼다.
프리미어12는 KBO리그에 다시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kt와 재계약 가능성이 있는 블랙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아쉬운 성적, 부상 때문에 KBO리그를 떠났다. 프리미어12에서 건재를 과시해 복귀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 KBO리그 출신 선수들과 중요한 길목마다 마주하게 됐다. 12일 베네수엘라전, 15일 미국전이 기다리고 있다. 8강에 올라가게 되면 캐나다와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 상대로 KBO 출신 외인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waw@osen.co.kr
[사진] 히메네스-블랙-이브랜드-페르난도. / 타오위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