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두산이 본 장원준의 가치, 한국을 건져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1.12 05: 56

장원준(30)이 두산 베어스의 우승을 이끈 것에 이어 국가대표팀에서도 팀의 8강 희망을 지켜냈다. 두산의 보배를 넘어 이제 나라를 대표하는 꾸준한 투수다.
장원준은 지난 11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1실점 호투해 한국의 10-1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1승 1패가 된 한국은 자력 8강 진출 희망이 커졌다.
적장인 도미니카의 미겔 테하다 감독도 장원준에 반했다. 그는 경기 직후 한국에 대해 "전체적으로 다 훌륭하고 잘했다" 면서도 "그 중에서 선발투수가 가장 인상 깊었다. 메이저리그 선수 같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템포를 잘 잡아 실수 없이 던졌다. 한국 팀이 부럽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산으로 옮긴 첫 해인 올해 12승 12패, 평균자책점 4.08로 꾸준한 성적을 이어간 장원준은 포스트시즌에 26⅔이닝 7실점으로 더욱 좋은 투구를 선보여 홀로 3승을 따냈다. 대체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한 뒤 참가한 프리미어12에서도 가을에 보여준 역투를 지속하고 있다. 두산이 바라본 장원준의 가치가 소속 팀은 물론 대표팀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두산의 김승영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야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야수는 잘 키웠다고 판단했는데 투수를 보면 화수분 야구라는 이야기를 하기 어려울 것 같다. 과거에도 리오스가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도 니퍼트를 잡았기 때문에 근근히 버틸 수 있었다. 장원준을 안 잡으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데려오기 2년 전부터 주시하고 있었다"는 말로 장원준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김 사장은 "12승 12패였지만 그런 활약이 있었기에 포스트시즌에 올라올 수 있었다. 포스트시즌에 개인적으로 원준이를 정말 많이 응원했다. 가을에 부진하면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게 된다. 그런데 마지막에 참 잘 긁히더라"며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를 영입한 배경에 대해서는 "성격이 모나지 않고 얌전한 점도 염두에 뒀다"고 덧붙였다.
김태룡 단장 역시 장원준 영입을 성공사례로 꼽는다. 장원준은 충분히 잡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잡아와서 첫 해에 우승을 했으니 성공이라고 본다. 김명제, 성영훈, 이원재 등의 재목들이 발전하지 못한 점이 있어 로테이션을 확실히 지킬 수 있는 투수를 하나 잡으려고 했다"는 것이 김 단장의 설명이다.
한국시리즈까지 치르고 합류해 정규시즌(169⅔이닝)과 포스트시즌, 프리미어12 도미니카전을 합쳐 200이닝이나 넘게 던지면서 대표팀 내에서 피로도도 가장 높은 투수일 테지만 장원준은 책임감만 내세우고 있다. "(2013)WBC에는 아쉬움이 남아서 이번에는 좋은 투구를 하려고 했다"며 그는 팀 우승을 이뤘음에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이루고 싶은 것이 더 남았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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