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히메네스 적극 구직활동, 버스는 떠났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12 05: 46

야구 국제대회는 많은 선수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관문이기도 하다. 여러 선수들이 모이는 국제대회는 스카우트들도 당연히 집결하게 되어있고, 이들의 눈에 띄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 베네수엘라 국가대표로 참가한 내야수 루이스 히메네스(33)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2014년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80경기에 출전, 타율 3할1푼5리 14홈런 61타점을 올렸다. 단순히 성적만 놓고 본다면 경기 출전수에 비해 준수해 보이지만, 문제는 태업논란이 있었던 선수다.
시즌 초반 놀라운 타격능력으로 롯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히메네스지만, 무릎에 통증이 오고 또 향수병이 재발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심지어 히메네스는 "왼 무릎에 동전 크기만한 구멍이 생겼다"고 주장했지만, 구단 트레이너가 확인한 결과 그런 일은 없었다.

그랬던 히메네스가 11일 프리미어12 미국전에서 대활약을 펼쳤다. 동점 투런포를 포함해 5타점을 쓸어담으며 베네수엘라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투런포로 2점, 역전 2루타로 2점을 올린 히메네스는 2루 주자로 있다가 3루 도루를 감행, 송구실책을 유도하며 홈을 밟았고 주자를 3루에 놓고는 스퀴즈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베네수엘라 경기가 끝난 직후 한국과 도미니카 공화국의 경기가 열렸다. 먼저 열린 경기가 끝나기 전 한국 선수단이 도착했고, 짐을 풀기위해 베네수엘라 더그아웃 옆 복도를 지나갔다. 그런데 히메네스는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통로에서 안면이 있는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이순철 코치, 김동수 코치, 송진우 코치가 지나가자 90도로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취재진이 자신을 바라보자 히메네스는 왼 무릎을 가리키며 "이제 수술을 해서 괜찮다. 아프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꼭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잘 이야기를 해달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과연 히메네스는 다시 KBO 리그에 돌아올 수 있을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이미 10개 구단 모두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2009년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즈에서도 뛰다가 중간에 향수병 때문에 방출됐는데, 이미 두 번이나 같은 이유로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히메네스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 모든 구단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두 번씩이나 (태업, 향수병으로) 문제를 일으킨 선수를 데려올 수는 없다"는 말로 히메네스의 개인적 희망을 정리했다.
분명 히메네스의 기량은 검증됐다. 문제는 풀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낮다는데 있다. 롯데 역시 작년 히메네스의 적응을 돕기 위해 개인 트레이너를 대동하도록 허락했고, 시즌 중에는 베네수엘라 소요사태 때문에 히메네스가 걱정하자 그의 가족의 한국 입국을 도와주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히메네스는 롯데와 오래 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과연 이러한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를 영입할 구단이 나올까.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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