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첫 승이었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첫 승 달성을 축하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1일 대만 타오위앤 구장에서 열린 B조 예선 2차전서 도미니카 공화국을 10-1로 격파했다. 선발 루이스 페레즈의 호투에 막혀 6회까지 침묵을 지켰던 대표팀은 0-1로 뒤진 7회 이대호의 역전 투런 아치를 비롯해 8회 5점, 9회 3점을 얻으며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기분좋은 첫 승이었다. 경기 후반부터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쳐냈는지 방망이가 터지기 시작했다. 역시 야구는 흐름이 중요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각종 국제 대회마다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대표팀의 승리를 이끌었던 이승엽은 "이대호의 홈런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만약 오늘 경기까지 패했다면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 앉을 수도 있었다. 이대호의 한 방이 팀을 구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고 엄지를 세웠다.
그는 "팀이 어려울때 이대호가 4번 타자로서 제 역할을 해줬다는 건 아주 큰 의미가 담겨 있다. 역시 대한민국의 4번 타자는 강하다는 걸 느꼈다. 일본시리즈 MVP 수상 비결을 이날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은 이어 "상대의 투수 교체가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투구수도 66개에 불과했는데 다소 이른 강판이었다. 우리 타선이 너무 못 치니 상대 벤치에서 여유를 부린건지 모르겠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잘된 일이다. 흔히 1승 이상의 의미가 담긴 승리라고 표현하는데 이날 경기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후배 타자들을 향해 조심스레 조언도 건넸다. "6회까지 타자들이 타격 포인트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 같았다"는 게 이승엽의 생각. 그는 "공을 몸쪽에 붙여 놓고 치려는 마음이 있었는지 계속 히팅 포인트가 늦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타격은 좌타자의 경우 오른발 앞(우타자는 반대)에서 쳐야 가장 힘있는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데 좌타자의 경우 오른발 안쪽으로 포인트가 들어오니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았다"고 견해를 드러냈다.
이승엽은 "공을 끝까지 보고 신중하게 치는 건 당연하나 히팅 포인트는 발 앞 부분에서 맞춰야 이상적인 타구를 생산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경기를 계기로 타격감이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이승엽은 5타수 무안타 침묵을 지킨 박병호를 향해 "부담감을 떨쳐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번째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박병호가 그동안 남미 대표팀과 경기할 기회가 없다 보니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너무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3번 김현수와 4번 이대호가 있으니 마음의 짐을 나눴으면 좋겠다. 어차피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대표팀 역대 최고의 중심 타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남은 경기에서 제 몫을 해주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첫 승을 거둔 자체 만으로 큰 의미가 담겨 있다. 7회 이후 타선이 되살아난 게 다음 경기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오늘 이대로 패했다면 선수들도 첫 승에 대한 압박이 컸을텐데 오늘을 계기로 마음 편히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