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피스 집중훈련' 슈틸리케호, 2가지 의미 지녔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11.12 07: 03

의도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슈틸리케호의 세트피스 공격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5차전서 미얀마와 맞대결을 펼친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48위인 한국은 미얀마(161위)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서 있다. 승리는 확실하고, 미얀마의 밀집 수비를 뚫고 몇 골을 넣느냐가 관심이다.

지난 6월 태국에서 열린 미얀마와 1차전에서는 2-0으로 이겼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손흥민을 비롯해, 기성용-이청용 등 해외파가 모두 합류해 베스트 멤버로 나서는 만큼 5골 차 이상의 대승이 기대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압도적인 승리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부담은 크다. 그래서 속내를 다르게 털어 놓았다. 바로 그라운드 사정에 의한 세트피스로의 공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마다 자신이 직접 세부적인 위치를 선정하고 약속된 패턴을 지정하는 등 세트피스에 공을 들였다. 올해 18경기에서 34골을 넣은 한국은 세트피스로는 7골에 그쳤지만, 미얀마를 상대로는 2골 모두 세트피스로 골문을 갈랐기에 기대감이 더욱 높다.
세트피스 공격을 펼친 이유는 간단하다. 잔디가 고르지 않아 부담이 컸다. 경기를 앞두고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을 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보조구장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기본적인 색깔을 시작으로 평탄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볼은 정확하지 않은 바운드로 엉뚱한 곳을 향했고, 가벼운 러닝조차 쉽지 않았다.
정상적이지 않은 잔디 때문에 코칭스태프가 태클 등 잔디와 마찰이 많아지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지시할 정도였다.
따라서 세트피스 훈련에 집중했다. 의외의 상황이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 방법이었다. 물론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장에 대해서는 만족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수원에 와서 느낀 것은 경기장에 대한 관심이 있고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조구장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그라운드는 양호한 것 같다. 그라운드를 좋게 관리하고자 하고 축구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좋아질 수 있다. 대표팀 뿐만 아니라 K리그 경기장을 보면서 느낀 것이다. 축구인으로 직업의식을 가지고 그라운드서 쏟아내는 선수들을 위해 밖에서도 도움을 줘야 한다"고 항변했다.
결국 세트피스 강조는 뜻하지 않은 훈련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미얀마를 상대로 빨리 선제골을 터트려야 한다. 만약 세트피스로 골을 기록한다면 뜻하지 않게 여러가지 의미를 분출할 수 있게 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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