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족’ 국경 뛰어넘은 SK 캠프의 우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12 12: 45

SK는 지난 1일 가고시마에 특별 캠프를 차렸다. 그런데 시작부터 귀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물론 이들이 일본 고위 정치인이나, 유명 운동선수와 같은 유력인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래서 더 큰 가치가 있었고 소중했다.
SK가 가고시마 캠프를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걸음에 뛰어온 이들은 운동장 관리인, 시청 담당자, 숙소 관리자, 선수단 버스 운전 기사 등이었다. 이들이 없으면 말 그대로 캠프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SK에는 가장 중요한 인사들이다. 이들은 3년째 마무리캠프 훈련지로 가고시마를 찾은 SK 선수단을 누구보다 반겼다.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이 환대에 놀랄 정도였다.
오고 가는 정의 결과물이었다. 김용희 SK 감독은 지난해 모든 전지훈련 일정이 마무리된 뒤 캠프 때 SK를 도와준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선물을 보냈다. 보통 1·2차 캠프가 진행된 플로리다와 오키나와를 생각하기 쉽지만 김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가 열린 가고시마도 잊지 않았다. 선물을 보낸 이들은 모두 음지에서 궂은일을 하며 물심양면 선수단을 도운 이들이었다. 시장이나 정치인이 아닌, 운동장 관리인, 숙소 관계자, 운전 기사 등이 김 감독의 성의가 향한 곳이었다.

당시 선물을 받은 이들이 깜짝 놀란 것은 당연한 일. 한 관계자는 “시장님에게 보낸 것이 우리에게 잘못 온 것이 아닌가”라며 구단에 재차 확인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자신들에게 보낸 선물임을 알자 크게 감동했다는 후문이다. 이들도 이런 성의를 잊지 않았다. 그 때 그 선물을 받았던 이들은 SK가 가고시마에 도착하자마자 선물 꾸러미를 안고 캠프를 찾았다. 예상치 못한 선물에 이번에는 SK가 놀랐다.
가고시마 센다이 종합운동장의 관리인은 “여러분들께서 매일 야구장을 즐거운 마음으로 사용해주시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선물까지 챙겨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답례의 이유를 밝혔다. 시청의 미네사키 씨도 “감독이라는 위치에서 이렇게 아랫사람들까지 챙기시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감동을 받았다. 작은 선물이지만 내 감사의 마음도 꼭 전하고 싶었다”라고 거들었다.
사실 캠프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보통 아침 7시부터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이 훈련하는 데 지장이 없게끔 준비를 한다. 야간훈련이 이어지는 날이나 별도의 요청이 있으면 밤 늦게라도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을 돕는다. 그 과정에서 정도 많이 쌓인다. 이제는 가고시마 전체가 SK의 좋은 성적을 일심동체로 바라고 있다. 이들은 “한 해가 지날수록 SK를 더욱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내년에는 꼭 SK가 우승하길 바란다"고 응원의 말을 덧붙였다. 응원에 힘을 얻은 SK도 마무리캠프 일정의 반환점을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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