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이 막강한 타격, 그리고 선발 투수의 호투에 힘입어 중남미 국가들을 연파하고 개막전 영봉패 후유증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은 있다. 매 경기 나오는 실책성 플레이를 줄이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12일 대만 타오위안 경기장에서 열린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초반부터 폭발, 5회까지만 10점을 낸 타선의 힘을 앞세워 13-2로 크게 이겼다. 대회 첫 콜드게임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11일 도미니카전에서 경기 막판 힘을 내며 10-1로 이긴 대표팀은 2연승으로 조 2위에 올라섰다. 개막전 일본전 0-5 영봉패의 충격에서도 탈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전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타선이 완전히 살아났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전날 6회까지만 해도 대회 득점이 없을 정도로 무기력함을 이어갔던 대표팀은 7회 터진 이대호의 역전 투런 홈런을 기점으로 완전히 살아났다. 도미니카전에서 7회 2점, 8회 5점, 9회 3점을 뽑아내는 등 장단 11안타를 쳐내며 감을 조율했다.

이런 감은 베네수엘라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1회 3점, 4회 4점, 5회 3점 등 기회 때마다 점수를 집중시켰다. 이날 5회까지만 12안타를 포함, 6회까지만 14안타를 때려냈다. 황재균이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안타와 3타점을 올렸으며 정근우 김현수 김재호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
선발 투수들도 도미니카전 장원준(7이닝 1실점)에 이어 베네수엘라전 선발인 이대은도 5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며 큰 문제는 드러나지 않았다. 마운드도 대회 전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버티는 양상이다. 그런데 수비에서 계속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껄끄럽다.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불운과 어설픈 수비로 2회 3점을 내주며 경기 분위기가 꼬였고 도미니카전에서도 실점 과정이 중견수 이용규의 포구 실책에서 비롯됐다. 그 외 집중력을 잃은 듯한 수비 장면도 한 두차례 더 있었다.
이날도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황재균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2점을 쫓긴 3회 3-2, 2사 1,2루 상황에서 리베라가 3루수 땅볼을 쳤으나 황재균의 송구가 1루수가 잡기 어려운 쪽으로 높게 솟구치며 주자와 타자가 모두 살았다. 다행히 이대은이 후속타자 히메네스를 삼진으로 잡아 더 이상의 실점은 하지 않았으나 상대의 추격 빌미를 주는 위험한 장면이었다.
비록 압도적인 화력으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수비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빡빡한 경기가 이어질수록 수비 하나가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표팀은 멕시코, 미국이라는 만만치 않은 팀들과의 경기가 남아있다. 8강전부터는 한 경기 패배가 곧 탈락인 진검승부다. 수비를 좀 더 조이고 가야 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차라리 실책이 나온다면 대회 초반에 나오는 것이 더 낫다. 미리 매를 먼저 맞았다면 그나마 위안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타오위안(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