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최동원상을 한층 빛낸 어머니의 봉사 활동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5.11.13 07: 02

 
 제2회 ‘무쇠팔’ 고 최동원상시상식이 11월 11일 오후 2시 부산 문현금융단지 BNK금융그룹 부산은행 본점 2층 대강당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4년전 타계한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 김정자(80) 여사도 참석했습니다. 나이 팔십이면 八과 十을 합쳐산수(傘壽)라고 부르는 노쇠한 분인데 김정자 여사는 정정하시고 피부가 고운 어르신이었습니다.
최동원 선수를 경남고 1학년 때부터 취재를 했던 저는 그 분께 “어떻게 이렇게 고우시고 체력이 좋으세요?”라고 했더니 김 여사께서는 “내가 건강하게 몸을 유지해야 동원이가 하늘에서 좋아할 것 같아 매일 걷고 일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 최동원상을 4년전부터 추진하고 사단법인을 설립한 권기우(변호사) 명예 이사장은 축사를 하며 “처음 최동원상을 만들 때 김정자 여사를 만났는데 헌신적으로 사회봉사 활동을 하시는 것을 알고 감명을 받고 어려운 가운데 이 일을 추진했습니다”고 상의 배경을 털어놓았습니다.
 
김정자 여사는 12년 동안 1천 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부산시 서구 동대신동 서구종합사회복지관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2003년부터 매주 월요일에 이 복지관에 들릅니다. 당시는 최동원에게 야구를 가르친 아버지 최윤식씨가 세상을 떠난 해입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15명의 정신지체 장애인이 사는 이 복지관에 머무르면서 장애인들의 식사를 돕고 한글과 숫자를 가르칩니다. 김 여사는 본래 40년간 교직에 있으면서 초등학생을 가르치신 경력이 있습니다.
이미진 서구종합사회복지관 수녀는 "장애인들을 안아주고 손을 잡아주고 친자식처럼 돌보아 주시는 분"이라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봉사활동을 거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김 여사는 지난 2009년까지 이 복지관에서만 500시간 봉사해 '실버봉사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1000시간 봉사 활동으로 '시원 명예사회봉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김 여사는 화·수·목·금요일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11시까지 해운대구에 있는 반송종합사회복지관에 나가 노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칩니다.  화·수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는 수영구노인복지관에서 한글교사로 일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건강을 위해 집 부근에서 걷기를 합니다.
이날 시상식에서 제2회 최동원상을 수상하게 된 유희관(두산)은 "너무나 큰 상을 받게 돼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 상을 받는다고 해서 선배님의 큰 업적에 비교될 수 없겠지만 더 좋은 선수가 되라는 의미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 내년 좋은 성적으로 최동원상 수상자다운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다짐했습니다.  유희관은 상금 2000만원의 일부를 사회 소외계층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유희관은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8승 5패 189⅔이닝 126탈삼진 퀄리티스타트 17번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습니다.  최동원상 선정위원회가 정한 30경기, 180이닝, 15승, 150탈삼진, 15퀄리티스타트, 평균자책점 2.50이라는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선정위원회 7인의투표 결과 총점 21점을 얻어 KIA 양현종(18점), 삼성 윤성환(17점)을 제치고 수상자로 결정됐습니다.
 
박민식 최동원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시상식에서 "고인이 남긴 2년 연속 20승, 5년 연속 200이닝 투구, 한국시리즈 4승이라는 기록 때문에 우리는 그를 무쇠팔 최동원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고인이 살아생전 보여줬던 강한 의지와 투병 생활 중에도 버리지 않았던 야구에 대한 열정은 오롯이 부산 시민들에게 남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자 여사는 "선수 시절 아들을 향해 보내준 많은 팬의 사랑을 되갚는 심정으로 남은 생은 봉사활동을 하며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OSEN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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