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기성용, 미얀마 밀집 수비 뚫는 'Key' 역할 톡톡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11.12 21: 52

미얀마의 밀집 수비를 뚫는 키(key) 역할은 주장 기성용(26, 스완지 시티)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미얀마와 홈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전반 18분 이재성과 전반 30분 구자철, 후반 36분 장현수, 후반 40분 남태희의 연속골에 힘입어 승전보를 전했다.
2차예선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한국은 2위 쿠웨이트(3승 1무 1패, 승점 10)를 승점 5점 차로 제치고 선두를 굳건히 했다. 전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한국은 오는 17일 라오스와 원정경기로 2015년을 마감한다.

이날 경기의 관건은 압도적인 승리가 가능한가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압도적인 내용으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의 한국과 161위의 미얀마의 전력 차가 매우 큰 만큼 당연한 목표이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목표는 아니었다.
밀집 수비 때문이다. 미얀마로서는 한국을 상대로 수비를 두텁게 한 뒤 빠른 역습을 펼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었다. 전력의 차를 인정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나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이 때문에 미얀마는 수비진의 숫자를 늘려 한국의 공격을 막는데 초점을 맞추고 경기를 운영했다. 경기 초반까지 미얀마의 수비는 효과적으로 한국을 막았다.
한국으로서는 밀집 수비를 뚫을 해결책이 필요했다. 측면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 등 공격을 펼칠 때 공격진의 숫자를 늘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였다. 그러나 박스 지역을 두텁게 막아선 미얀마의 수비진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한국은 전반 2분과 전반 8분 황의조와 정우영이 기회를 잡았지만, 오프사이드 선언과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슈팅에 득점을 놓쳤다.
압도적인 승리를 위해서는 이른 시간에 득점이 나와야 했다. 한국으로서는 조금씩 조급한 마음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주장 기성용이 특유의 칼날과 같은 패스로 전반 18분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하프라인에서 박스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이재성에게 긴 패스를 시도한 것. 완벽한 득점 기회에 이재성은 가볍게 골로 연결하며 팽팽하던 균형을 무너뜨렸다.
기성용의 존재감은 패스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는 언제든지 미얀마의 골문을 노렸다. 기성용은 전반 32분 약 33m 지점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미얀마 수비진이 박스 근처의 수비에 집중한 나머지 기성용에게 완벽한 공간을 허용한 것. 먼 거리에서 시도했지만 기성용의 슈팅은 정확히 골문을 향했다. 골키퍼가 가까스로 공을 쳐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기성용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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