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정상급” 美스카우트의 박병호 공통 평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13 05: 56

“힘에서는 MLB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데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
한 내셔널리그 스카우트는 박병호 영입전을 정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모든 스카우트들이 장타력 자체에는 높은 평가를 줬다는 것이다. 현지에서도 “20~25홈런 이상은 충분하다”라는 의견이 대세다. 결국 이는 1285만 달러라는 비교적 높은 포스팅 금액으로 보상을 받았다. 힘에서는 MLB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을 보는 MLB의 시선을 확 바꿔놨다는 점도 의의가 크다.
포스팅 절차를 통해 1285만 달러에 낙찰된 박병호는 역시 장타력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스카우트들은 장타력을 어떻게 계산했을까. 이 스카우트는 “기본적으로 스카우트들이 눈으로 확인한 점도 있었지만 비거리와 타구 속도를 면밀하게 계산했을 때 충분히 통한다는 결론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냥 눈대중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실제 박병호의 비거리는 MLB 그 어떤 구장도 넘길 수 있을 정도의 평균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타구 속도는 MLB 정상급 홈런타자 못지않은 수치가 찍혀 오히려 MLB 스카우트들이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구단마다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20-80 스케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65점 이하를 준 팀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70점 이상의 점수를 줬으며 80점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는 소문이 도는 팀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강정호와의 비교를 보면 박병호의 힘을 얼마나 높게 평가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강정호 또한 한국에서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였다. 그러나 강정호의 파워는 20-80 스케일에서 60점 이상을 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스카우트는 “당시 우리의 기준에서는 55점 정도였다. 다른 팀도 비슷했을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홈런이 넘어가는 것은 비슷하게 보이지만 원초적인 힘 자체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네소타와의 궁합은 어떨까.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타겟필드가 큰 구장이기는 하다. 홈런에 있어서 그렇게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162경기 중 절반이 원정이라는 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미네소타의 판단 기준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 예상했다. 우타자 기준으로 타겟필드의 홈런 팩터는 지난 3년간 딱 100이었다. 평균적이다.
하지만 프로그레시브 필드(105), U.S 셀룰러 필드(112)는 상대적으로 우타자 홈런이 많은 축에 속했다. 코프먼 스타디움(76)과 같은 극악의 조건도 있기는 하지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홈런 여건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강정호도 우타자가 홈런을 치기 불리한 PNC파크를 홈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원정에서 적잖은 홈런을 때려 올 시즌 15개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관건은 무엇일까. 역시 정확성을 뽑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삼진도 많은 박병호의 스타일상 타율은 많이 깎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수비에서도 평균 이상은 아니었다는 말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정확성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수비에서는 확실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면서 “미네소타와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 박병호가 지명타자밖에 못하는 선수인지, 아니면 1루수도 평균 이상으로 볼 수 있는 선수인지는 선수 가치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되도록 1루 수비에 나가는 것이 자신의 타격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힘은 기본, 수비는 옵션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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