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메이저리그 단장에게 겨울의 승리가 잔혹한 여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주 초반부터 플로리다주 보카 레이턴에서 열렸던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가 끝나가는 13일(이하 한국시간) USA TODAY가 주목할 만한 기사를 실었다. 메이저리그는 스토브리그에 돌입했고 단장회의는 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것이었다. 이제부터 모든 팀들은 내년 시즌을 위해 선수 재계약, FA 획득, 트레이드 등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하지만 USA TODAY는 오프시즌에서 승리가 반드시 다음 시즌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기사를 실었다. 최근의 결과가 이것을 말해준다는 의미다.

뉴욕 양키스의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겨울에 이기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겨울의 승리는 대부분 잘못된 기대를 만들어 낸다. 어떤 팀이 겨울의 승자가 되면 전형적인 미디어의 압력이 내내 팀을 위협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기대에 부응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시카고 컵스의 테오 엡스타인 사장은 보스턴 레드삭스에 있던 2011년 쓴 맛을 봤다. 당시 보스턴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내야수 아드리안 곤살레스를 얻었고 외야수 칼 크로포드와 1억 4,200만 달러 계약을 성사시켰다. 겨울 동안 보스턴은 스타였고 수십 년 만에 한 번 나올 만한 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보스턴은 그 해 47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고 93패를 당하면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불과 20개월 후에는 엡스타인은 물론 테리 프랑코나 감독, 곤살레스, 크로포드가 모두 팀을 떠났다.
엡스타인 사장은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 사람들은 역사상 최고의 팀이 아닌가 생각하기 시작했다. 슈퍼 팀이라고 했다. 이것이 우리가 초반 부진할 때 영향을 미쳤다. 오프시즌의 승자가 끔찍한 9월을 맞이하는 믿을 수 없을 만치 극적인 것이었다”며 “그것은 우리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지난 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42명의 선수가 포함 된 9건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외야수는 3명 모두를 새로운 얼굴로 교체 했고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많은 연봉을 지불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데이브 스튜어트 단장은 이에 대해 “내가 야구판에서 일하는 동안 팀 전체가 그렇게 다 바뀌는 것은 처음 봤다”고 평했다. 하지만 결과는 88패와 2명의 감독을 해고하는 것이었다.
지난 해 아메리칸 리그 팀 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큰 차이가 없다. 선발 투수 제프 사마자 트레이드를 위해 4명의 선수를 보냈다. FA 마무리 투수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계약했고 역시 FA 시장에서 외야수 멜키 카브레라, 내야수 아담 라로쉬, 투수 잭 듀크를 영입했다. 하지만 화이트삭스는 선두와 승차 19.0게임차로 벌어진 채 시즌을 마쳐야 했다. 화이트삭스 이사회 의장인 제리 레인스도프는 지난 시즌을 자신의 임기 중 가장 실망스런 것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화이트삭스 릭 한 단장은 “지난 해 결과는 바라던 바가 아니었다”면서도 “계획의 수립과 실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가 피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보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토론토가 2012년 마이애미 말린스가 벌인 파이어 세일의 최대 수혜자인 것은 맞다. 하지만 토론토는 지난 시즌 데이비드 프라이스, 조시 도날드슨, 트로이 툴로위츠키를 새로 보강하고 나서야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었다.
뉴욕 양키스는 2008년 겨울 FA 시장에서 CC 사바시아, A.J. 버넷 , 마크 테세이라 등을 획득하는데 4억 2,300만 달러를 사용했고 그런 다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년 전 양키스는 다나카 마사히로, 제이콥 엘스버리, 브라이언 매칸, 카를로스 벨트란 등을 확보하는데 4억 8,500만 달러를 썼다. 2008년과 비슷한 전략이었지만 이후 포스트시즌은 올해 와일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것이 고작이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닐 헌팅턴 단장은 “우리는 결코 겨울의 승자라 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해도 어떤 잘못 된 것이 없었다는 것은 이미 보여줬다”고 말했다. 엡스타인 사장은 “강팀은 한 번의 오프시즌에서 부지런히 움직인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강력한 팀은 대부분 재능 있는 선수를 마이너리그를 통해 공급 받고 구멍이 거의 없는 팀이다. 이런 팀은 오프시즌에서 최소한의 움직임만 보일 뿐이다. 이런 팀이 이기기 쉽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겨울에 조용한 팀의 전형이다. 존 모젤리악 단장(사진)이 구단을 맡은 지난 20년 동안 세인트루이스는 한 번도 오프시즌의 승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12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2번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며 4번 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물론 이번 겨울은 다를지도 모른다. 랜스 린이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팀의 최고 유망주인 알렉스 레이예스는 마리화나 흡연 혐의로 5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때문에 FA 투수 중 최고로 평가 받는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계약하거나 포지션 플레이어 중 최고인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를 붙잡을 수도 있다.
모젤리악 단장은 “선수 손실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것을 할지 말지 미리 말하지는 않겠다. 그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리의 목표는 시즌에서의 승리이지 오프시즌에 매체의 헤드라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가 이전과 다른 모습일지는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nangap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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