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순항을 하고 있다. 1월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이후 12경기 연속 무패(9승 3무) 행진이다. 분명한 호성적이다. 그러나 이견도 있다. 강팀과 대결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미얀마와 홈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2차예선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한국은 2위 쿠웨이트(3승 1무 1패, 승점 10)를 승점 5점 차로 제치고 선두를 굳건히 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015년 A매치를 1경기 남겨두게 됐다. 상대는 17일 원정에서 맞붙을 라오스. 라오스는 지난 9월 홈경기에서 8-0으로 대파한 국가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6위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은 48위로, 무난한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올해 한국은 근래 보기 힘든 좋은 성적을 냈다. 19경기 15승 3무 1패. 1패도 그나마 호주와 아시안컵 결승전이 유일하다. 한국이 한 해 동안 15승을 거둔 건 1975년과 1978년의 18승 다음으로, 1977년과 1997년의 15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무실점 기록도 뛰어나다. 한국은 2015년에 치른 19경기 중 16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이 기록은 한국의 A매치 연간 최다 기록으로, 기존 기록인 1970년과 1975년, 1978년의 13경기 무실점을 한참 넘었다. 앞으로 라오스전이 남은 만큼 기록은 경신될 가능성이 크다.
여러모로 한국이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건 맞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제대로 된 강팀과 대결이 올해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상대한 국가 중 특별한 강호는 없었다.
선수들도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강팀과 대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성용은 "기회가 왔을 때 강팀들과 A매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고, 손흥민 또한 "이겨야만 하는 팀을 주로 상대한 것이 사실이다. 강팀을 상대로도 기량을 펼쳐보고 싶다"고 밝혔다.
물론 강팀과 A매치를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강호가 즐비한 유럽 국가의 경우 최근 유로 2016 예선으로 경기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남아메리카의 국가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월드컵 예선을 소화하고 있어 일정이 빠듯하다.
시기가 오길 기다려야 한다. 내년 3월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이 끝나면 잠시나마 시간이 생긴다. 유럽의 경우 유로 2016 본선을 앞두고 있어 평가전 상대를 찾을 전망이다. 남아메리카 국가들도 코파아메리카가 끝나는 6월 전후에 대전 상대를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