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레터] 대만 기자도 아는 황재균 뱃플립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13 06: 57

한국 야구대표팀 3루수 황재균에게 베네수엘라전은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될 것 같다. 황재균은 12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조 조별예선 베네수엘라전에 3루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황재균이 하위타선에서 활약을 해준 덕분에 한국은 13-2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황재균은 이번 대회까지 이름을 올리면서 이제 어엿한 국가대표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작년에는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결승타를 날리며 금메달 획득에 공을 세우더니, 이번 대회에서는 대표팀 3루를 지키며 장타력까지 뽐내고 있다.
사실 13일 경기에서 황재균은 실책을 범해 자칫 경기를 망칠 뻔했다. 한국이 3-2로 추격을 허용했던 3회초, 황재균은 후안 리베라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잡아 1루에 길게 송구했는데 이게 1루수 박병호의 키를 넘어가고 말았다. 이닝이 끝났어야 할 상황이 2사 1,3루가 돼 분위기를 넘겨 줄뻔했지만 투수 이대은이 루이스 히메네스를 삼진 처리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결자해지, 황재균은 수비에서의 실수를 홈런포로 갚았다. 4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꽝꽝 때리며 콜드게임 승리의 발판을 놨다. 몸이 좋지 않은 선수가 속출하고 있는 대표팀에 단비가 된 대승이었다. 덕분에 황재균도 웃으며 인터뷰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일단 처음 관심을 모은 부분은 수비 실책. 황재균은 "실책을 해서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 그 다음에 대은이가 삼진으로 잘 마무리해줘서 점수 안 내준게 마음이 편해졌다.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에서도 황재균은 실책을 하고 난 뒤 곧바로 타격에서 만회하는 일이 잦았다.
황재균을 당황하게 한 질문이 나왔다. 대만 현지 기자가 "뱃플립을 많이 봤다. 그런데 오늘은 안 하더라. 메이저리그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오늘은 안 한거냐"고 질문을 던졌다. 황재균은 머쓱한 듯 머리를 긁었다. KBO 리그에서 홈런이 나왔을 때 종종 화려하게 방망이를 놓았고, 이게 MLB.com 등에 소개된 걸 본 것이다.
황재균은 "그게 한국에서 야구를 하다보니 버릇이 생긴 것이다. 마침 우리 팀 용병들도 '미국에서 그렇게 하면 데드볼 맞는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안 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cleanupp@osen.co.kr
[사진] 타이베이(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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