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예선통과를 확정 지은 일본이 이제는 토너먼트를 바라보고 있다. 원투펀치로 불리는 마에다 겐타(27, 히로시마)와 오타니 쇼헤이(21, 니혼햄)를 언제 투입시키느냐가 화제가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WBSC 프리미어12’의 사실상 주최국인 일본은 한국과의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3전 전승을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대만으로 건너와 다소 고전하기는 했지만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B조 팀 중 아직 유일하게 패배를 기록하지 않고 있다. 이제 14일 열릴 미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자동적으로 조 1위를 확정짓는다.
스가노 토모유키(26, 요미우리)가 미국전 선발로 예고된 가운데 일본은 15일 베네수엘라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예선전을 마무리한다. 조 1위가 유력한 만큼 이제 일본의 시선은 8강 토너먼트로 향하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선발로 누구를 낼 것이냐는 문제다. 만약 일본이 B조 1위를 확정짓는다면 오는 16일 A조 4위와 8강전을 벌인다. 8강도 통과한다면 20일 A조 2위-B조 3위와의 승자와 도쿄돔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아직까지 일본의 선발 로테이션은 구체적으로 결정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본 언론에서는 마에다의 비중을 높인 향후 라인업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우리는 개막전에서 오타니에게 혼쭐이 났지만 고쿠보 히로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마에다를 좀 더 신뢰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즌 막판의 모습은 분명 마에다가 더 좋았기 때문이다. 경험도 좀 더 많다. 일본 언론들은 “마에다가 16일 있을 8강전에 나선 뒤 4일을 쉬고 21일 있을 결승전에 나설 가능성이 내부적으로 점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오타니는 15일 베네수엘라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가볍게 몸을 푼 뒤 4일을 쉬고 20일 열릴 4강전에 나서는 수순으로 정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수준급 선발 투수가 많은 일본이지만 마에다와 오타니만큼 신뢰를 주는 선수들은 없기 때문이다. 휴식일도 그렇게 빡빡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8강전부터 마에다-오타니-마에다순으로 나서 대회 우승을 향해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 가능하다.
다만 마에다가 이번 대회 첫 등판이었던 멕시코전에서 그렇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자그마한 고민거리로 남을 수는 있다. 적어도 첫 경기 컨디션만 놓고 보면 오타니가 좀 더 좋았던 점이 있다. 만약 그렇게 판단한다면 순서를 바꿔 오타니-마에다-오타니 순으로 나설 가능성도 아직은 조금 남아있다. 어쨌든 한국으로서는 B조 2위를 차지해 일본을 4강에서 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임은 분명하다.
오히려 일본은 계투진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11일 멕시코전, 12일 도미니카전에서 계투진이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가 어렵게 풀린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대표팀의 투수 엔트리 13자리 중 9명은 소속팀에서 선발로 뛰었던 선수라 계투 경험이 그렇게 풍부하지는 않다. 대회 전 “일본의 강점은 마운드”라고 당당히 밝혔던 고쿠보 감독이 불펜 운영 계획을 어떻게 짤지도 관심거리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