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부사장이 넥센 신인 교육에 나선 까닭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11.14 10: 58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날아온 녹색 눈의 남자가 넥센 히어로즈 신인들 앞에서 이야기를 펼치자 새내기들의 눈은 이른 아침부터 반짝였다.
넥센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강남 리츠칼튼호텔에서 신인 및 육성선수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에는 1차 지명 포수 주효상을 포함해 신인 지명 11명과 육성선수 8명, 그리고 부모님 등 총 46명이 참가해 13일부터 프로선수로서의 행동과 규범, 팀의 육성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구단으로부터 직접 들었다.
14일 오전 9시부터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단장 출신의 앨러드 베어드 보스턴 레드삭스 수석 부사장이 '진정한 프로란?'이라는 주제로 선수들과 부모님들을 상대로 강연을 실시했다. 넥센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는 보스턴의 선수 관리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베어드 부사장은 넥센의 신인 오리엔테이션 특강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베어드 부사장은 이날 선수들에게 '팀을 먼저 생각할 것', '모든 이가 한 방향이 돼 나갈 것',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갖고 전념할 것', '실패 후에도 빨리 회복할 것', '무엇보다 자신을 스스로 믿을 것'을 강조하며 열띤 강연을 펼쳤다. 베어드 부사장은 몇 년간의 유망주 생활 끝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넥센 내야수 박병호의 예를 들며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쉽게 전달했다.
베어드 부사장이 마지막으로 "언젠가 자신이 유니폼을 벗을 때 라커룸 앞에서 '나는 후회 없이 야구를 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 앞으로의 야구 인생에 행운을 빈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하자 학생들과 부모님들은 박수를 보냈다. 베어드 부사장은 강연 후 "학생들이 어제부터 이어진 오리엔테이션에도 높은 집중력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 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은 주효상은 "미국식 야구는 한국보다 자율과 책임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이제 프로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조금 더 알게 됐다. 무엇보다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이 가장 많이 와닿았다"고 강연 소감을 밝혔다.
넥센이 신인선수들을 상대로 1박2일 합숙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 참가한 이장석 대표는 강연 기획에 대해 "사실은 너무 늦은 것이다. 전부터 이렇게 선수들을 상대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싶었고 이번에 베어드 부사장이 흔쾌히 응해줬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린 선수라면 누구나 꿈꿔볼 만한 메이저리그. 여기에서도 많은 경험을 쌓은 베어드 부사장의 말 한 마디는 선수들에게 어떤 조언보다도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이다. 베어드 부사장은 강연이 끝난 뒤 주효상에게 "나중에 1군에 올라와 다시 만나면 나를 기억해달라. 다시 함께 사진을 찍자"며 다정한 응원의 말을 건넸다. /autumnbb@osen.co.kr
[사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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