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신인 오리엔테이션을 합숙으로 실시하면서 부모들까지 초청하는 이례적인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다.
넥센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강남 리츠칼튼호텔에서 신인 및 육성선수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에는 1차 지명 포수 주효상을 포함해 신인 지명 11명과 육성선수 8명, 그리고 부모 등 총 46명이 참가해 13일부터 프로선수로서의 행동과 규범, 팀의 육성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구단으로부터 직접 들었다.
14일 오전 9시부터는 특별 초빙된 엘러드 베어드 보스턴 레드삭스 수석 부사장이 '진정한 프로란?'이라는 주제로 선수들과 부모님들을 상대로 강연을 실시했다. 이 강연을 마지막으로 1박2일의 합숙 오리엔테이션이 마무리됐다. 가족들은 집으로, 선수들은 다시 야구장으로 가며 '이별'했다.

넥센은 지금까지 신인선수들을 따로 목동구장에 모아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으나 체계적인 육성을 준비하는 2016시즌을 앞두고 선수들, 그리고 부모들까지 참가하는 오리엔테이션을 기획했다. 1박2일 동안 참가한 이장석 대표는 "전부터 이런 체계적인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었다. 사실 늦은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부모들이 참가한 것은 의미가 있다. 아직 20살이 채 되지 않은 선수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단 뿐 아니라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부분은 넥센 뿐 아니라 모든 구단이 선수들을 스카우트 명단에 올려놓을 때부터 중요시하는 점이기도 하다.
넥센에 2차 6라운드로 지명된 투수 이찬석의 부모는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후 "이제 학생이 아니라 프로에 아이를 보내면서 불안함도 있었는데 어제 오늘 구체적으로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시스템을 듣고 나니 안심이 된다. 길게 바라보고 아이를 키워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찬석의 아버지는 "스카우트 때부터 팀이 저희와 같은 방향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이번에 구단이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선수들에게 '언제든 육성 방식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와서 말해달라'고 하는 걸 보니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게 됐다. 언제까지 아이가 야구를 할지 모르겠지만 이 팀에서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넥센은 올 시즌이 끝난 뒤 2군과 육성군을 아우르는 투타 코디네이터를 선임하며 육성 시스템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는 몇 년 전부터 선수들을 뽑을 때 즉시 전력 선수, 즉시 육성 선수, 장기 육성 선수 등으로 나눠 길게 바라본 것을 시스템화한 것일 뿐이다. 그리고 이제는 선수들에 대한 실질적인 육성에 나선 넥센이다. /autumnbb@osen.co.kr
[사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