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져라’ 강화-가고시마, SK 총성 없는 전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14 13: 34

강화와 일본 가고시마로 나뉘어 마무리캠프를 치르고 있는 SK에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전 선수들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가고시마에 간 선수들은 그 자리를 뺏기 위해, 그리고 강화에 남은 선수들은 가고시마 인원을 제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내부 경쟁이 순작용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SK 마무리캠프의 화두는 ‘독해져라’다. 팀 자체적으로도 3년 연속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반성이 크다. 코칭스태프부터 선수들을 더 독하게 다루고 있다. 많아진 훈련량은 그 상징 중 하나다.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이 치열하다.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리는 선수들이 많고 향후 전력 구성에 변수가 있는 만큼 생길지 모르는 빈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손길이 가득하다. 그러다 보니 1군 선수들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현재 SK는 가고시마와 강화로 나뉘어 마무리캠프를 진행 중이다. 가고시마에는 팀이 전략적으로 육성할 선수, 그리고 해외 마무리훈련을 자원한 몇몇 1군급 선수들이 파견되어 있다.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가 모두 가고시마행 비행기를 탔다. 아무래도 구단이 내년 전력으로 주목하는 선수들 위주다. 이들은 강화에 남은 주전 선수들을 위협할 만한 0순위 선수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훈련 분위기는 치열하다. 서로가 서로의 훈련 분위기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도 읽힌다. “요즘 거기서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요?”가 선수단과 취재진 사이의 인사말이 됐다. 가고시마에서는 김용희 감독부터가 예년과는 다른 각오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새롭게 가세한 코치들도 열과 성을 다해 선수들을 독려 중이다. 재활 및 1군 휴식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던 지난해 가고시마 캠프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김용희 감독은 “이 선수들의 개개인적인 능력이 향상되어야 궁극적으로 내년 시즌에 팀의 경기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우리가 달라져야 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훈련의 양적인 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디테일하게 들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남들이 봤을 때 특별캠프 선수들이 ‘미쳤다’라고 보일 정도의 수준은 되어야 한다”라는 말에서 가고시마 캠프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강화에서 부는 바람도 만만치 않다. 날씨가 변수였지만 11월 중순까지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 속에 훈련을 했다. 올 시즌 많은 경기에 나서 휴식이 필요한 선수들도 오후부터는 타격과 수비 및 강도 높은 러닝을 소화한다. 신인급 선수들, 그리고 가고시마 명단에서 탈락한 선수들의 눈빛은 말할 것도 없다. 김경기 퓨처스팀(2군) 감독은 “가고시마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이 명단이 내년 스프링캠프로 그대로 간다는 것은 아니다”선을 그으면서 “스프링캠프 명단 합류를 위해 선수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라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훈련량은 가고시마에 비해 밀릴 것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비록 한국에 남았지만 기량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언제든지 추월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강화에 남은 선수들의 훈련 보고서와 성과도 김용희 감독에게 빠짐없이 보고될 예정이다. 이처럼 바다를 사이에 두고 SK의 경쟁의식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김용희 감독의 말대로 긍정적인 경쟁을 통해 팀의 발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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