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 대표팀 좌완 차우찬이 묵직한 구위로 팀 승리를 지켰다.
차우찬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멕시코전에서 4-2로 앞선 5회 1사 1루에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8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차우찬은 팀의 1점차 승부를 지키며 이날 히어로로 떠올랐다. 한국은 4-3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초반 4점을 내며 앞선 한국은 조금씩 따라오는 멕시코의 반격에 선발 이태양을 3이닝 2실점으로 빨리 내리고 불펜을 투입했다. 임창민이 4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5회 1사 후 마시아스에게 안타를 맞자 벤치는 차우찬을 등판시켰다. 차우찬은 페레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하는 듯 했다.

그러나 차우찬은 1사 1,2루에서 메드라노를 127km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침착하게 던졌다. 오히려 강민호가 떨어지는 공에 진루하는 타자들을 잡으려다 악송구로 실점을 허용했다. 차우찬은 2사 2루 상황에서 R.토레스를 높은 슬라이더로 다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로는 차우찬의 원맨쇼였다. 경기 전 "푹쉬어 컨디션이 좋다"고 했던 차우찬은 6회 선두타자 드라케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으나 소사와 로페스, 페나 세 타자를 모두 헛스우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소사는 슬라이더, 로페스, 페나는 각각 직구로 삼진을 잡아냈는데 묵직하게 떨어지는 구위에 멕시코 타자들을 전혀 기를 쓰지 못했다.
차우찬은 기세를 몰아 7회에도 J.토레스를 헛스윙 삼진, 마시아스를 헛스윙 삼진, 페레스를 루킹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깔끔하게 지웠다. 페레스에게 마지막으로 들어온 바깥쪽 직구는 일품이었다. 그가 마운드에 서있던 6~7회 야수들은 안타 1개를 받은 것 외에 할 일이 없었다. 올해 KBO 탈삼진왕(173이닝 194탈삼진)다운 호투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47km를 전광판에 기록했다.
차우찬의 호투는 팀에 무엇보다 중요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남은 미국전과 상관 없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을 상대로 연장 승부를 벌일 만큼 다크 호스의 전력을 보여준 멕시코를 상대로 거둔 진땀승이었다. 차우찬의 탈삼진쇼는 불붙으려 했던 멕시코 타선의 기를 꺾어버리며 승리의 기운을 가져왔다. /autumnbb@osen.co.kr
[사진] 타이베이(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