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무대에선 대표팀 타선이 더 화려하게 터질 수 있을까.
한국은 14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전 2경기처럼 타선이 대폭발한 것은 아니었지만 철벽 마운드를 뽐내며 멕시코의 추격을 뿌리쳤다. 공격에선 홈런포는 물론이고, 안타가 부족했던 박병호의 대포 한 방이 터졌다. 타선은 서서히 완전체가로 가는 모양새다.
한국 타자들은 일본전을 제외하면 합격점에 가까웠다.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 11안타(1홈런) 10득점, 베네수엘라전에선 더 많은 14안타(2홈런)를 폭발시키며 13득점. 대회 첫 콜드게임 승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5번 타자로 나선 박병호의 고전은 계속됐다. 일본전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2루타를 때리는 등 2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팀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때렸지만, 이후 타격감이 주춤했다. 도미니카와의 경기에서 3번 김현수가 5타수 2안타 3타점, 이대호가 역전 투런 포함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5타수 무안타의 침묵. 삼진 3개를 당했다. 베네수엘라전에서도 정근우-손아섭의 테이블세터를 비롯해 상위 타선이 맹타를 휘둘렀다. 김현수, 이대호는 3안타 4타점을 합작했으나 박병호는 무안타에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멕시코전에서 기나긴 침묵을 깼다. 2-0으로 앞선 1회초 1사 2루서 맞이한 첫 타석에선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0으로 앞선 4회에는 2사 후 타석에 들어서, 세자르 카리요의 4구째 바깥쪽 패스트볼(139km)을 밀어 쳐 깊숙한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그동안 잘 맞지 않았던 타이밍이 제대로 맞는 순간이었다. 멕시코는 끝까지 추격했지만 한국은 끝내 4-3으로 승리했다. 박병호의 한 방은 결국 귀중한 홈런이 된 셈이었다.
반면 이날 경기에선 이대호가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물론 타자들이 매 경기 맹타를 휘두르기는 어렵지만, 박병호와의 동반 활약이 다소 아쉬웠다. 3번 김현수는 첫 타석에서 좌중간 결승 2루타를 때려내며 여전히 좋은 감을 유지했다. 만약 중심 타선이 한 번에 폭발한다면 한국으로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타선을 갖추게 된다.
한국은 이제 15일 미국전을 끝으로 8강전에 돌입한다. 미국전 승패에 따라 2위냐, 3위냐가 결정되기에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도 중요하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도미니카, 베네수엘라전에서 보여줬던 타선의 폭발. 역시 중심타의 힘에 달려있다. 좋은 타격감을 유지 중인 김현수와 1경기 쉬어간 이대호, 홈런 한 방으로 침묵을 깬 박병호까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결승을 향해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krsumi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