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다. 해외 각국의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탐색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미 한국에서는 포스팅으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1285만 달러를 입찰받은 박병호를 비롯해 이대호·김현수·손아섭·황재균 등 FA, 포스팅으로 올 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쇼케이스가 되고 있다. 국제대회만큼 존재감을 어필하기 좋은 무대도 없다.
나아가 차기 해외 도전 선수들에게도 내년 시즌이 좋은 경연장이 되고 있다. 14일 예선 멕시코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한 차우찬이 모든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차우찬은 이날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3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위력투를 펼쳤다.

아웃카운트 9개 중 8개를 삼진으로 장식할 만큼 압도적인 투구였다. 이번 대회에서 의외로 까다로운 타격을 선보인 멕시코 타자들이었지만 차우찬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에 힘을 쓰지 못했다. 최고 147km 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느린 커브로 12개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마이크 브리또 멕시코 감독은 경기 후 '한국 팀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박병호와 차우찬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실제로 브리또 감독은 현재 LA 다저스 멕시코 담당 스카우트로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야시엘 푸이그 계약을 성사시킨 잔뼈 굵은 인물. 지난해 메이저리그 선정 올해의 스카우트상을 수상했다.
차우찬은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이미 해외 진출의 자격도 갖췄다. 나이가 젊은 좌완 강속구 투수로 해외에서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자원이다. 프리미어12는 그런 점에서 차우찬에게 좋은 기회의 장. 강렬한 탈삼진 행진을 펼치며 해외 구단에 존재감을 어필했다.
지난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으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이 불발됐던 김광현도 내년에는 완전한 FA가 된다. 일본과 개막전에서 2⅔이닝 5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흔들렸지만, 15일 미국전에 다시 선발로 나서 존재 가치를 어필하고자 한다.
손아섭에 이어 롯데의 포스팅 후순위로 밀린 황재균도 내년을 마치면 완전한 FA 자격을 취득한다. 당장 올 시즌 포스팅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내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프리미어12에서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베네수엘라전 연타석 홈런은 그래서 의미가 있었다. /waw@osen.co.kr
[사진] 타이베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