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두산)에게 2015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남을 것 같다. 유희관은 올 시즌 다승(18승) 및 승률(.783) 2위에 올랐고 데뷔 첫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품에 안았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듯.
유희관은 올 시즌을 되돌아 보며 "생각치도 않게 개인 성적이 좋았고 14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게 돼 너무 기뻤다"고 활짝 웃었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유희관은 9월 이후 6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1패를 거뒀지만 평균 자책점이 8.89로 높았다. 또한 준플레이오프(1패 평균 자책점 6.75)와 플레이오프(1패 평균 자책점 15.43)의 부진이 옥에 티와 같았다.
유희관은 "시즌 후반에 좋지 않았고 포스트시즌 때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게 아쉽다. 올해부터 144경기로 늘어나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면서 "이번에는 좀 더 일찍 준비해 내년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무리없이 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개인 성적과 우승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생애 첫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노려봐도 될 듯. 이에 유희관은 "냉정하게 말해 받지 못할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다승 및 승률 1위에 오른 에릭 해커(NC)가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아무래도 해커가 받을 것 같다. 1승을 추가해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면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한 번 노려볼만한데 아무래도 2관왕을 달성한 해커가 받지 않을까 싶다. 골든 글러브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쁘다. 지금껏 단 한 번도 골든 글러브 시상식장에 가보지 못했다. 후보에 오른다면 시상식장에 가서 그 분위기를 한 번 느껴보고 싶다".
유희관은 양현종(KIA)과 윤성환(삼성)을 제치고 제2회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최동원상 선정위원회가 정한 30경기, 180이닝, 15승, 150탈삼진, 15퀄리티스타트, 평균자책점 2.50이라는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선정위원회 7인의 투표 결과 총점 21점을 얻었다.
유희관은 "너무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돼 감개무량하고 생각치도 못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이 상을 받는다고 선배님의 큰 업적과 비교될 수 없지만 앞으로 더 잘 하고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수상자답게 내년에도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희관의 최동원상 수상을 놓고 논란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이에 대해 "부담되는 건 전혀 없었고 내년에 더 잘 해 더 좋은 조건으로 당당하게 받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 상을 받는 투수라면 누구나 선배님의 업적에 다가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상의 의미 자체가 선배님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위대한 업적을 다시 한 번 기리기 위한 것이다. 내년에 더 잘 해서 선배님의 명성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