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WBSC 프리미어12 8강 진출을 확정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B조 2위를 노린다. 마지막 상대는 미국이다.
한국은 15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인 미국과의 맞대결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한국은 4승 1패로 조 2위가 되어 8강에서 A조 3위를 만난다. 미국은 2위가 되기 위해 한국을 이긴 뒤 일본이 베네수엘라를 꺾어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제 3자가 2위로 도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미 조 1위를 확정한 일본을 상대로 베네수엘라가 승리를 거두고 한국이 미국에 패하면 세 팀(한국, 미국, 베네수엘라)은 나란히 3승 2패가 된다. 한국은 베네수엘라를 이겼고, 베네수엘라가 미국을 제압한 가운데 미국도 한국을 이기면 이 세 팀은 승자승으로도 2위를 가릴 수 없다. 따라서 TQB(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를 따져야 한다. 한국은 복잡한 계산 없이 미국을 이기기만 하면 2위가 된다.

조별예선에서 한국을 가장 늦게 만나는 미국은 14일 일본전에서 장타에 무너지며 2-10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마이너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미국 마운드는 장타력을 갖춘 일본 타선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위협적인 타자가 적었던 타선 역시 정교한 제구와 150km대 초반의 강속구, 다양한 변화구로 무장한 일본 투수들을 넘지 못했다.
15일 한국에 맞서는 미국 선발은 제크 스프루일이다. 2008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2라운드 지명을 받은 스프루일은 193cm의 장신 우완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승 3패를 거둔 것이 전부고, 마이너리그에서는 52승 60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애틀랜타 시절에는 저스틴 업튼, 마틴 프라도 등이 낀 트레이드에 포함된 선수 중 하나로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최고 구속은 140km대 후반이며,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갖췄다.
일본전을 통해 본 미국 타선은 장타력이 돋보이지는 않았다. 6번 맷 맥브라이드의 솔로홈런이 하나 있기는 했지만 원래 맥브라이드는 마이너리그 통산 851경기에서 홈런이 113개일 정도로 홈런보다는 2루타를 많이 생산하는 중거리 유형의 타자다. 4번 댄 블랙은 멀티히트를 기록했으나 장타는 없었고, 그러면서 3번 브렛 아이브너, 5번 카일 마틴과 함께 이룬 중심타선의 화력이 발휘되지는 못했다. 득점권에서 나온 적시타도 3회말 아이브너의 우전 적시타가 유일했다.
일본이 그랬듯 블랙에게 멀티히트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 장타 없이 묶을 수만 있다면 연속안타로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지지 않을 경우 대량 실점할 가능성은 적다. 하위타선인 타일러 패스토니키-파커 모린-엘리엇 소토도 무게감이 떨어졌다. 일본은 6번 나카타 쇼, 7번 마쓰다 노부히로 타석에서 홈런이 나올 정도로 중, 하위타선의 무게가 상당했지만, 미국의 공격 흐름은 일본 계투진에 끊겼다.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에서 손꼽히는 장타자가 고르게 포진한 일본과 달리 미국은 기량이 정체된 채 마이너리그에서 베테랑이 된 선수들이 많다. 냉정하게 기량 면에서 KBO리그 선수들보다 낫다고 보기 어려운 타자들도 꽤 된다. 혼자서 경기 분위기를 지배할 타자가 없으니 주자가 있을 때 한 방 혹은 집중타만 얻어맞지 않으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2-2 균형을 깨는 나카타의 3점홈런, 쐐기를 박는 마쓰다의 그랜드슬램으로 크게 달아난 일본은 몸을 풀던 팀 내 유일의 언더핸드 마키타 가즈히사를 출격시키지 않았다. 언더핸드 유형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은 적응 기회도 갖지 못했고, 이것 역시 한국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전에서만 5점을 허용했을 뿐 한국 투수들은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 멕시코를 차례로 만난 3경기에서 단 6점만 내줬다. 미국 타선도 김광현을 축으로 한 마운드의 힘으로 능히 제압할 수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