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국민타자 없는 한국? 이젠 김현수의 대표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1.15 05: 58

이제는 김현수(27, 두산 베어스)가 어엿한 대표팀의 주축이다.
김현수는 14일까지 치른 2015 WBSC 프리미어12 4경기에서 17타수 6안타로 타율 3할5푼3리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타점도 8개나 올렸다. 김현수가 타선을 이끈 한국은 1패 뒤 3연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15일 미국전에서 승리하면 B조 2위가 되어 A조의 강팀을 피할 수 있다.
4경기에서 김현수가 보여준 활약은 말 그대로 인상 깊었다. 그는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매 경기 안타를 최소 하나씩은 뽑아냈다. 그리고 그 안타들은 하나 하나가 의미 있었다. 비록 0-5로 패했지만 일본전에서 상대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 막혀 맥을 추지 못하던 타선을 깨운 팀의 첫 안타는 김현수의 방망이에 나왔다.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일전에서 김현수는 8회초 외야 우중간으로 3타점 3루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팀은 10-1로 대승을 거두고 첫 승을 신고했다. 이어진 베네수엘라전에서는 결승타를 뽑아냈다. 0-0으로 맞서던 1회말 무사 1, 2루에서 그는 외야 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내 2루타를 만들고 주자 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 결승타를 시작으로 방망이를 마음껏 폭발시킨 한국은 13-2로 7회 콜드게임 승을 챙겼다.
멕시코전 역시 김현수를 위한 무대였다. 1회초 테이블 세터 정근우와 이용규가 연속 볼넷으로 1, 2루 찬스를 제공하자 김현수는 외야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로 2타점을 쓸어 담았다. 베네수엘라전과 마찬가지로 선제 타점이 결승타가 된 경기에서 김현수는 또 한 번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4-3 신승 속에 3번타자의 한 방은 또 빛났다.
역시 믿고 쓰는 국제용 3번의 위용은 이번 대회에서도 변함이 없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성인 대표팀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국가대항전 30경기에서 타율 4할4리(104타수 42안타)로 펄펄 날았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지만 2루타가 10개나 나왔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 WBC 준우승, 두 번의 아시안게임(2010 광저우, 2014 인천) 금메달은 김현수가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이룬 성과다.
특히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부터는 경기장 안팎에서 대표팀의 리더가 해야 하는 일들까지 자처하고 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당시 대표팀의 세대교체로 인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은 김현수를 보며 대표팀에 적응해 나갔다. 이러한 모습은 소속팀 두산에서도 한결 같았다.
타석 안에서도 그는 대표팀을 이끄는 선수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처음 만나는 투수의 공에도 빠르게 적응한다. 타석에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타자인 만큼 즉각적인 반응과 배트 컨트롤에 능하고, 그것이 이번 대회 두 번의 1회 결승타로 나타났다. 물론 테이블 세터에 포진한 정근우, 이용규의 도움도 컸다.
2013 WBC를 끝으로 '국민타자' 이승엽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후배들에게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에 있어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은 새로운 리더를 찾는 장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김현수는 대표팀을 이끌 타자로 완벽히 거듭났다. 이대호, 박병호 등 뛰어난 타자들이 많지만 이제는 김현수가 이끄는 대표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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