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도 괴물’ 류현진, 희망의 2016년 예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15 05: 53

표정에서 모든 것이 드러났다. 얼굴에서는 부상의 그늘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현재 재활 페이스에 대한 만족감이 묻어났다. 우려를 모았던 류현진(28, LA 다저스)의 재활 페이스가 상식을 뛰어넘고 있다. 이대로라면 최악의 상황은 어렵지 않게 모면할 수 있다.
류현진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앞으로 3주 정도 휴식과 재활 훈련을 병행하며 심신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예년에는 있었던 각종 일정은 하나도 잡지 않았다. “살을 빼니 보기 좋은 것 같다. 진작 했어야 했다”라고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인 류현진은 현재까지의 재활 과정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밝은 얼굴로 세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어깨 수술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5월 관절와순 증상을 제거하기 위해 어깨에 칼을 댔던 류현진이다. 어깨는 팔꿈치와는 달리 인대가 많고 조직이 복잡하다. 그만큼 재활이 오래 걸리고 정상적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낮다. 이 부위의 어깨 수술을 현지에서 ‘커리어 엔딩 수술’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만한 과거 표본이 모였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냉정한 현실이다. 그러나 류현진의 설명대로라면, 상식을 뛰어 넘는 재활 페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류현진은 어깨가 망가질 대로 망가져 어쩔 수 없이 수술대에 오른 극악의 케이스는 아니다. 수술 당시에도 “손상된 부위를 청소하는 정도”라는 설명이 나왔다. 그래도 “1년 정도는 걸릴 것이다. 상태에 따라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한 구단 트레이너는 “어깨 슬랩이 1·2단계 수준이라고 해도 외과적 수술을 받은 이상 내년 초반 복귀는 쉽지 않다”라고 점쳤다. 그러나 지금 류현진은 시범경기 출전을 생각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금 상황에서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스프링캠프에는 지장 없이 합류할 것으로 생각한다. 시범경기 마지막쯤에는 등판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류현진은 현재 가벼운 캐치볼을 마치고 105피트(약 32m) 토스를 하는 수준이다. 이제 롱토스 단계를 마치면 캠프에 들어가기 전 마운드에서 던질 만한 시간적 여유가 확보된다. 이 소식을 들은 당시 트레이너는 “보통 선수들보다 빠른 페이스임은 분명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괴물의 피가 어디 가지 않는 모습이다.
물론 류현진의 말대로 복귀 시점은 어디까지나 구단이 선택할 일이다.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도 알 수 없다. 류현진도 이를 존중하고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주어진 상황에 맞게 준비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좋은 페이스를 일부러 떨어뜨릴 이유도 없다. 또한 현재 페이스를 무난하게 이어간다면 류현진의 구상과 근접한 복귀 일정이 나올 수 있다. 그간 류현진이 남몰래 흘린 땀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괴물의 복귀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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