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 리스크·하이 리턴이 될 만하다. 대형 외야수가 가득한 메이저리그 FA시장이지만, 그래서 더 경쟁력을 갖출지도 모른다. 김현수(27)가 국제대회인 프리미어12를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사고 있다.
현재 김현수는 프리미어12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전까지 4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17타수 6안타) 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모든 경기서 안타를 터뜨렸고, 3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며 대표팀의 해결사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렇게 매 경기 활약이 지속되자, 현지 대만 언론서도 김현수를 주목하고 있다. 김현수에게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직접 물을 정도다.
사실 김현수를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었다. KBO리그 시즌 중에도 여러 구단들이 김현수를 보러왔다. 특히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워싱턴 내셔널스가 김현수를 면밀하게 체크하곤 했다. 이제는 더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이 김현수 리포트를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제프 파산 기자는 지난 13일 “김현수는 박병호나 이대호처럼 타고난 파워는 없지만 모든 팀들이 찾고 있는 정확성을 갖고 있다. 배트에 공을 갖다 맞히는 능력이 훌륭하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타입의 공격 성향을 갖고 있다”며 김현수가 올 겨울 메이저리그 구단과 FA 계약을 맺는다고 예상했다.
흥미로운 것은 메이저리그 FA 시장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굉장히 많은 외야수들이 FA 자격을 얻었다. 최대어로 꼽히는 제이슨 헤이워드(26)를 비롯해, 저스틴 업튼(28), 요에니스 세스페데스(30), 알렉스 고든(31) 등 특급 외야수들이 시장이 나왔다. 이들 외에도 덱스터 파울러(29)와 오스틴 잭슨(28)까지 유독 외야수가 많다.
이를 감안하면 김현수를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영입경쟁은 다소 미지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기 위해 김현수를 바라볼 수도 있다. 헤이워드·업튼·세스페데스·고든 모두 총액 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예상되는 상황. 외야수는 필요하지만 이들의 몸값에 부담을 느끼는 팀이라면 김현수가 적합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현수가 경험이 많으면서도, 야구선수로서 황금기를 앞두고 있는 점도 플러스요인이다. 김현수는 만 19세부터 팀의 주전선수로 올라섰고, 만 20세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서 뛰고 있다. 새로운 구장, 처음 본 투수를 상대하는 국제대회서 놀라운 적응력을 보이곤 한다. 국제대회서의 모습이라면,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시간 또한 짧을 것이다. 무엇보다 체력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고 정점을 찍을 시기에 있기 때문에, 류현진과 강정호처럼 빅리그 경험을 통한 성장도 바라볼 수 있다.
한편 현재 김현수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 입을 굳게 닫고 있다. 큰 대회를 치르고 있는 만큼,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 돼 분위기가 산만해지는 것을 피하려 한다. 지난 14일 대만 현지 취재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대회가 끝나면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프리미어12 종료 후 김현수의 행보에 많은 야구팬이 주목하게 될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