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3, 텍사스 레인저스)가 2015시즌을 돌아보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전했다.
추신수는 1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말하면서 한국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바랐다. 추신수는 올 시즌 149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6리 22홈런 82타점 92득점 OPS 0.838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 맹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의 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다음은 추신수와 일문일답.
올 시즌을 돌아봐 달라.

"매년 배우지만 더 공부가 많이 된 한 해였다. 초반에 워낙 부진했지만 후반에 잘 됐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것 같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사이클링히트를 쳤을 때가 기억 남는다. 클리블랜드서 20-20을 했을 때도 동양인 최초라는 게 굉장히 강렬했다. 사이클링히트도 동양인 최초가 됐기 때문에 자부심을 느꼈다. 안 좋은 상황에서 기록을 세웠기에 더 기억에 남았다. 1루에서 3루까지 시간이 7초 밖에 안 되는데 그 순간 올해 초반에 안 됐던 기억들이 다 스쳐지나갔다. 3루 슬라이딩을 하면서 모든 게 스쳐지나가고 마음 속에서 소용돌이가 치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남기고 싶은 기록이 있다면?
"나는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는 아니다. 무언가 한 분야에서 특출나는 선수는 아닌 것 같다. 메이저리그서 뛰면서 인정받은 부분은 여러 가지를 잘 해서 인 것 같다. 나는 안 아프고 오랫동안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동양선수들이 이루기 힘든 기록들, 박찬호 선배님이 하셨던 길을 걷고 싶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한국의 여러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인데 선수들의 장단점을 말해달라.
"내가 각 선수들의 장단점을 말하기는 힘들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잘 해왔다. 운동 하면서 인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다. 대호의 꿈이 메이저리그라는 것도 알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 3년 전에 왔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오면 굉장히 잘 할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대호가 뛰는 것에 대해 문제라고 하는데 대호보다 못 뛰는 선수들도 굉장히 많다.
박병호 선수와는 캠프에서 두 세 번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오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홈런을 정말 쉽게쉽게 잘 친다. 한국야구의 수준이 낮다는 시선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강정호 선수도 정말 잘 하지 않았나. 개인적인 바람은 한국선수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다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
올 시즌 기억에 남는 아내의 한 마디가 있다면?
"와이프의 장점은 항상 똑같다. 잘할 때와 못할 때 똑같다. 그런 점에서 감사한다. 미국 언론에도 나왔지만, 가장 힘든 마이너리그 생활을 할 때 함께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나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표정만 봐도 잘 안다. 야구장에서 안 좋아서 들어오면 나는 이를 표시 안 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좋은 말을 해주려고 한다. 아이들도 있는데 나까지 신경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신경써주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람은 위치가 바뀌다보면 어떻게 시작했는지 잊게 되는 것 같다. 그걸 생각하게 해준 사람이 와이프였다. 올스타브레이크 때 작은 것부터 시작하게 됐다. 어느 순간 전광판을 봤을 때 생각하지도 않았던 숫자들이 있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크게 바꾸려고 하기보다 안 될 때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아쉽게 텍사스가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앞으로 전망을 말해달라.
"그 누구도 텍사스가 지구우승을 할 것이라 이야기하지 않았다. 선수들도 자신있다고는 해도 다르빗슈가 빠졌기 때문에 의심을 가진 게 사실이다. 우리 팀 전체적으로도 그랬다. 4, 5월에 힘들다가 작은 것부터 시작하다 보니까 됐다. 우승을 하니까 기쁨을 느꼈다. 내년이 더 기대가 된다 다르빗슈도 돌아 온다. 불펜진도 좋은 선수들을 데려와서 항상 이야기하지만, 부상만 없다면 내년에는 기대가 되는 시즌일 것 같다."
프리미어12가 진행 중이다.
"프리미어12에 대해 들은 것은 시즌후반이었다. 열린다는 것을 알았는데 팀에서부터 들은 확실한 이야기가 없었다. 어느 순간 보니까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들어간 선수는 못나간다고 하더라. 아쉬웠다. 거기에 나가면 동료들과 야구 외적으로 지내는 시간이 즐겁다. 미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끼는 시간이다. 내가 받은 혜택을 보답할 수도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잘 안 맞은 것 같다. 지금은 응원하는 입장이다. 우리 선수들은 항상 잘 해왔다. 남은 경기도 잘 할 것이다 생각한다."
최근 마이너리그에서 고생하는 한국 후배들이 많다.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최지만 선수, 이학주 선수 등 많은 선수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도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수술한 경험이 있다. 류현진 선수와 강정호 선수처럼 메이저리그서 수술하기도 했다. 이런 시간들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나 또한 아프고 수술했을 때 이 순간으로 끝난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면 또다른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운동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4월 재키 로빈슨데이에서 노란 리본이 화제가 됐었다. 당시 이야기와 앞으로 일정을 말해달라.
"처음 그런 일이 있었을 때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라 마음이 시켜서 그렇게 했다. 나도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기 때문에 너무 슬프고 쉽게 잊혀지는 것은 아니라 생각했다. 마음 아픈 것을 표시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 한국에서 지내는 2주 동안에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 가족들도 찾아뵙고 어려운 사람들도 돕고 싶다."
마지막으로 추신수는 "항상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응원 부탁 드린다. 앞으로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꿈에 도전하기를 바란다"며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 drjose7@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