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맨 득세’ 속 돋보이는 ‘테크니션 가드’ 조 잭슨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1.16 06: 29

외국인 가드 중 최고 기술자로 불리는 조 잭슨(23, 오리온)이 가능성을 폭발시켰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15일 오후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KCC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전주 KCC 이지스를 75-67로 물리치고 3연승을 달렸다. 18승 3패의 선두 오리온은 2위 모비스(14승 6패)와의 격차를 3.5경기로 벌렸다. KCC(12승 10패)는 4위를 유지했다.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1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은 에이스 애런 헤인즈는 2쿼터 전태풍과 무릎끼리 충돌했다.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낀 헤인즈는 결국 잔여 경기를 뛰지 못했다. 추일승 감독은 조 잭슨과 장재석, 문태종을 중용해 위기를 넘겼다.

장재석과 이승현 콤비는 안드레 에밋과 하승진을 맞아 수비에서 선전을 펼쳤다. 특히 203cm 장재석은 에밋을 따라다니는 사이드스텝이 돋보였다. 에밋도 실수를 연발하며 정상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공격의 첨병은 잭슨이었다. 그는 탁월한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을 이용해 속공을 진두지휘했다. 기회다 싶으면 거침없이 골밑으로 돌진해 레이업슛을 넣었다. 하승진이 블록슛을 했지만 잭슨의 기세는 막지 못했다. 잭슨은 수비에서 전태풍까지 제어하며 맹활약했다. 수비수를 모은 뒤 외곽으로 빼주는 어시스트도 일품이었다. 문태종과 허일영, 김동욱은 잭슨의 패스를 3점슛으로 연결했다. 잭슨은 18점, 7어시스트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추일승 감독은 “조 잭슨이 그간의 부진을 털고 좋은 활약을 했다.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 이 선수의 존재감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원래 헤인즈가 공격의 중심을 잡았다. 오늘은 잭슨이 수비수가 골밑에 모였을 때 외곽찬스를 봐줬다. 본인이 마무리까지 하면서 수비를 흔들어줬다. 그것이 이 선수의 역할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볼핸들링이 좋은 베테랑 김동욱도 잭슨의 경기운영을 도왔다. 김동욱은 “헤인즈가 다쳐서 못 뛰니까 감독님이 잭슨을 컨트롤 하라고 하셨다. 잭슨이 둘쭉 날쭉 하는 경기가 많다. 잭슨도 오늘 경기가 잘 풀려서 기분 좋게 뛰었다”고 평했다.
KBL이 단신 외국선수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화려한 볼거리를 늘리고 평균득점을 높이기 위해서다. 거기에 가장 잘 부합하는 선수가 잭슨이다. 하지만 최근 KBL은 커스버트 빅터, 마커스 블레이클리 등 언더사이즈 빅맨이 대세다. 동부와 LG도 교체선수로 비슷한 유형의 웬델 맥키네스와 조쉬 달라드를 데려와 효과를 보고 있다.
장재석과 이승현, 문태종을 보유한 오리온은 가드 잭슨을 뽑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구단이다. 오리온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앞으로 잭슨 같은 가드형 외국선수를 오래 볼 수 있다. 헤인즈의 무릎부상으로 당분간 잭슨의 활약은 계속될 전망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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