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WBSC 프리미어12에 참가하고 있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중심타자 박병호(29, 넥센 히어로즈)의 존재감을 느꼈다.
한국은 15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10회말까지 간 승부치기를 통해 2-3으로 졌다. 1패 뒤 3연승, 그리고 다시 1패로 3승 2패가 된 한국은 B조 3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부진했을 때도 대표팀 부동의 5번타자였던 박병호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KBO 관계자는 박병호에 대해 "어제 경기가 끝나고 오른발 엄지가 아프다고 했는데, 경기장에 나와 티 배팅을 해보니 상태가 조금 좋지 않다고 하더라. 그래서 선발에서 뺐다. 검사를 받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병호가 결장하면서 한국은 라인업에 변동이 있었다. 박병호 외에도 주전들이 꽤 빠졌다.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오재원이 1루수로 들어갔고, 포수와 유격수, 우익수 자리에도 백업이던 양의지와 김상수, 민병헌이 선발 출장했다. 중심타선은 김현수-이대호-양의지로 바뀌었다.
대표적인 장타자 하나를 잃은 대표팀은 상대 선발 제크 스프루일을 공략하지 못했다. 스프루일은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볼넷 무실점 호투했다. 3안타 가운데 2개가 이용규의 번트안타였을 정도로 민병헌을 제외한 한국 타자들은 그의 공에 대처하지 못했다.
6회말까지는 박병호가 절실하게 그리웠다. 특히 그가 전날 멕시코전에서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동시에 자신의 부진 탈출 신호탄이 되는 솔로홈런을 터드렸다는 점에서도 빠진 부분은 아쉬웠다. 그러나 대표팀은 7회말 바뀐 투수 존 처치를 공략하며 역전 신호를 켰고, 7회말 민병헌의 2타점 동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승부치기 끝에 경기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박병호는 경기 중 대타로 한 번, 그리고 승부치기에서도 한 번 타석에 들어서 볼넷 하나를 얻었다. 바뀐 투수 제이크 배럿을 상대로 그가 친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듯 크게 날아갔으나 좌익수 플라이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한국 타자들이 친 타구 중에서는 가장 시원하게 먼 곳으로 날아갔다고 할 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했기에 박병호를 안정시키기 위해 배려해준 것일 뿐, 경기 출전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을 대타 출전을 통해 보여줬다. 이날은 6회까지 박병호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꼈지만, 앞으로는 다시 대표팀의 중심타선을 지켜줄 것으로 보인다. /nick@osen.co.kr
[사진] 타이베이(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