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에 대비해 다소 힘을 뺀 대표팀이 패했지만 민병헌(28, 두산 베어스)은 빛났다.
2015 WBSC 프리미어12에 참가하고 있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5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10회말 승부치기를 통해 2-3으로 졌다. 1패 뒤 3연승, 그리고 다시 1패로 3승 2패가 된 한국은 B조 3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소 힘들었던 과정을 풀어주기 시작한 것은 민병헌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만 선발 출장했던 그는 당시 첫 타석에서 왼발에 공을 맞고 곧바로 교체됐다. 선발 출장해 실질적으로 타격을 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는데, 0-2로 뒤지던 7회말 1사 2, 3루에 내야 가운데를 절묘하게 빠져 나가는 2타점 중전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 이전에도 민병헌은 유일하게 상대 선발 제크 스프루일을 공략해낸 타자였다. 스프루일은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볼넷 무실점하고 투구를 마쳤는데 피안타 3개 중 2개가 이용규의 번트안타였다. 외야 페어지역으로 가는 안타는 2회말 민병헌의 중전안타가 유일했다.
민병헌은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이날 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9회말 1사 1루에 다시 나온 그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끝내기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놓았다. 황재균의 우전안타로 만들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민병헌은 나무랄 데 없었다.
백업을 맡다 선발로 나선 선수들 중 양의지는 타격에서 특별히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오재원은 9회말 찬스를 만드는 안타와 더불어 볼넷도 하나 만들어냈고, 김상수도 볼넷 하나를 얻어 출루했다. 팀 전체가 실책 없이 경기는 끝낸 가운데 이들 역시 수비에 기여했다. 특히 주 포지션이 2루수인 오재원은 1루에 서서 무리 없는 수비를 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이들의 활용도도 바뀔 수 있다. 특히 민병헌은 상대가 좌완 선발이 나오면 손아섭을 제치고 주전 도약도 가능하다. 발이 빠르고 수비에서도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오재원 역시 경기 후반 다양한 상황에 폭 넓게 활용될 수 있는 여지를 키웠다. /nick@osen.co.kr
[사진] 타이베이(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