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번트로 웃은 이용규, 번트에 울었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1.15 23: 11

한국 대표팀 외야수 이용규가 천국과 지옥을 오간 끝에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미국과의 경기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2-3으로 패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조별리그 3승 2패를 기록. 최종 B조 3위로 8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서 2번 타자로 출전한 이용규는 경기 초반 기습 번트로 연달아 기회를 만들었지만, 주루사를 당하며 흐름을 끊었다. 연장 승부치기에선 번트에 실패하며 공격의 기회를 이어주지 못했다.
이용규는 14일 멕시코전과 마찬가지로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하며 정근우와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한국 타선이 터질 때면 항상 정근우, 이용규의 출루 행진이 있었다. 그리고 이용규는 미국전에서도 화려한 번트 스킬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출루로 2번 타자의 임무를 다 했으나 주루에선 연이어 아쉬움을 남겼다. 중요한 연장 승부치기에선 희생 번트에도 실패했다.

이용규는 1회말 1사 후 첫 타석에서 3루 방면으로 기습 번트를 댔다. 이 타구를 3루수 타일러 패스토니키가 맨손으로 잡아 1루로 빠르게 송구. 하지만 2루수 애덤 프레이저의 베이스 커버가 늦으며 번트 안타가 됐다. 이용규는 송구 실책으로 단숨에 2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 이용규는 김현수 타석에서 3루를 훔치려 했지만 투수 제크 스프루일이 이를 간파 후 3루로 송구해 이용규를 잡아냈다. 중심타선으로 이어진 상황이라 더 아쉬웠다.
한국은 2회에도 2사 1,3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으나 후속타가 불발되며 무득점. 쉽게 선취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3회말 2사 후엔 다시 이용규가 타석에 섰고 2B-1S 카운트에서 다시 한 번 기습 번트를 댔다. 타구가 투수 앞으로 절묘하게 흘렀고 여유롭게 1루에 안착. 두 타석 연속 번트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용규의 재치에 미국 내야진은 당혹스러운 모습. 하지만 스프루일은 곧바로 1루 견제를 통해 이용규를 아웃시켰다.
이용규는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두 번의 기습 번트 안타로 좋은 기회를 잡고도 주루에서 다소 과욕을 보이며 공격의 흐름이 끊어졌다. 6회말 1사 후 세 번째 타석에선 스프루일의 공을 그대로 지켜보며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함께 테이블세터로 출전한 1번 정근우도 4타수 무안타로 출루에 실패. 밥상을 차리는 데 실패했다.
이용규에게는 한 번의 기회가 더 돌아왔다. 승부치기로 돌입했고, 2-3으로 뒤진 10회말 무사 1,2루서 이용규가 타석에 들어선 것. 하지만 이용규는 2B 이후 연속으로 번트에 실패했다. 결국 이용규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했다. 한국은 이후 후속타를 터뜨리지 못하며 끝내 무릎을 꿇었다. /krsumin@osen.co.kr
[사진] 타이베이(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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