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이 센스 넘치는 수비로 패배 속에서도 빛을 냈다. 대회에 앞서 불운의 손 부상을 당해 선발진에서 제외됐지만, 위기에서 절묘한 수비로 연장전 흐름을 잠시나마 가져왔다.
우규민은 15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란 ‘프리미어 12’ B조 예선 미국전 연장 10회초에 마운드에 올랐다. 대회규정상 승부치기로 무사 1, 2루에서 투구를 시작했다. 한국 코칭스태프는 마무리투수 경험이 있고 견제와 땅볼처리 수비에 능한 우규민을 마운드에 올렸고, 우규민은 곧바로 코칭스태프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야말로 최상의 플레이를 해냈다. 우규민은 상대 타자 프레이저의 번트가 플라이성으로 자신에게 다가오자, 일부러 캐치 타이밍을 늦춰 원바운드 처리해 1-5-4 더블플레이에 성공했다. 번트 타구가 뜨는 순간 미국 주자들은 모두 베이스에서 멈췄는데, 우규민이 타구를 바운드로 만들어 손쉽게 포스아웃. 흔히 유격수나 2루수가 연출하는 플레이를 투수인 우규민이 해낸 것이다.

이후 한국은 2사 1루에서 1루 주자 프레이저가 타이밍상 도루에 실패했으나, 2루심이 세이프 판정을 내리며 경기가 꼬였다. 아이브너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2-3으로 리드를 내준 채 10회말에 들어갔다. 다시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10회말 승부치기 찬스에서 점수를 뽑지 못하며 패했다.
결국 한국은 B조 3위가 됐고, 오는 16일 쿠바와 8강전에 임한다. / drjose7@osen.co.kr
[사진] 타이베이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