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오심인가 작심인가, 이러고 올림픽 꿈꾸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16 05: 59

한국 야구대표팀이 명백한 오심 하나에 또 울었다. 오심은 돌고 돈다는 말도 있지만, 너무나 명백한 상황에서 나온 오심이라 구심의 의도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한국은 15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조별예선 미국과의 최종전에서 2-3으로 졌다. 한국은 승부치기에 들어간 연장 10회초 2사 1루에서 애덤 프레이저에게 도루를 허용하고 이어 브렛 아이브너에게 결승타를 맞았다.
문제는 프레이저의 2루 세이프 판정이다. 이날 2루심은 왕청헝(대만). 포수 강민호의 정확한 송구를 받은 2루수 정근우가 미리 슬라이딩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태그를 했다. 하지만 2루심은 프레이저의 발이 먼저 닿았다고 세이프를 선언했다. 잘못 보기가 힘든 오심이었다. 어쨌든 판정은 세이프였고, 한국은 10회말 득점에 실패하며 B조를 3위로 통과했다.

한국은 이미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이었다. 만약 토너먼트에서 이런 오심이 나왔다면 더 일이 커졌겠지만, 어쨌든 한국은 억울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는 항의와 항소에 대한 규정이 있다. 공식야구규칙의 잘못된 적용이나 해석에 대한 감독의 항의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항의로 경기가 중단되면 규칙 내 관련조항을 명시, 200달러의 예치금과 함께 서면으로 기술위원에게 제출해야 한다.
문제는 이 규정이 오심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이다. 항의나 항소를 할 수 있는 건 규칙을 잘못 적용했을 때다. 예를 들자면 낫아웃 적용상황이 아닌데 낫아웃으로 선언하는 경우다. 때문에 명백한 오심에 대해서는 되돌릴 기회가 전혀 없다.
물론 심판도 사람이고, 오심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의도까지 의심하게 하는 명백한 오심은 바로 잡을 기회가 있어야 한다. 심판의 판정 하나에 승부 전체가 갈릴 수 있는 야구같은 종목은 더욱 그렇다.
일본이 주축이 된 WBSC는 이번 프리미어12를 올림픽 복귀를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졸속일정의 연속에 흥행실패로 첫 시도부터 난파 위기다. 여기에 매끄럽지 못한 경기진행, 일본에 유리한 일정 편성으로 출전국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진정 올림픽 야구 복귀를 원한다면 WBSC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걸 깨달아야 할 것이다. /cleanupp@osen.co.kr
[사진] 타이베이(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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