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뒤죽박죽 대회…비밀일정, 자국 심판 배정, 오심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1.16 05: 58

2015 WBCS 프리미어12가 매일 허술함을 노출하고 있다. 야심차게 시작한 첫 대회가 어쩌면 마지막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프리미어12는 지난 15일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각 조의 순위가 가려졌다. 미국과 똑같이 3승 2패를 거둔 한국은 승자승에서 미국에 뒤져 B조 3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A조 2위 쿠바와 16일 오후 7시 30분(이하 한국시간)에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티엔무 구장에 불이 나 장소 변경)에서 격돌한다.
8강 일정은 이번 대회 기간 내내 논란이 됐다.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가 있기 전까지 경기 시간과 장소가 확정되지 않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순위에 따라 장소와 경기 시간이 바뀔 수 있는데, 무엇이 유리하고 불리한지도 모르는 채로 모든 팀이 경기에 임했다. 결국 8강전 장소와 시간은 자정이 가까워진 후에야 발표됐다. 이런 국제대회는 없었다. 혹시 이번 대회에 전반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본은 일정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여러모로 프리미어12 조직위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결정을 많이 내렸다. 일본이 치르는 경기에 일본인 심판을 배정하는 일도 있었다. 조직위는 14일 타오위안 구장에서 있었던 B조 조별예선 일본과 미국 경기에 일본인 심판인 키타카를 1루심으로 넣었다.
10-2로 일본이 승리한 이 경기에서 키타카 1루심은 구심과 같은 막대한 권한은 없었지만 우타자들의 체크 스윙 상황에 일본에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미국 선수들의 방망이가 절반을 넘어오지 않은 것으로 보일 때도 여러 차례 스윙 판정을 했고, 반대로 일본 선수의 방망이가 같은 정도로 나왔을 때는 문제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지나치게 팔이 안으로 굽는 모양새였다.
결정적 상황에 나온 오심도 있었다. 문제는 오심이 아닌 의도적인 편파 판정의 느낌이 짙었다는 점이다. 15일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 대만 출신인 왕청헝 2루심은 결정적 오심을 했다. 승부치기 상황인 10회초 포수 강민호의 정확한 송구를 받은 2루수 정근우가 미리 길목을 지키고 있다 태그했지만 2루심은 애덤 프레이저의 발이 먼저 베이스에 닿았다고 선언했다. 이 판정 하나에 한국의 순위가 2위에서 3위로 바뀌었다. 실수였다고 보기는 힘든 장면이었다.
김인식 감독 역시 경기 후에 이 장면을 두고 "아쉽기는 아쉬운데 심판이 그렇게 봤다면 어쩔 수 없다"면서도 "앞으로 국제대회는 이런 점도 보완할 것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디오 판독과 같이 심판의 실수로 인한 특정 팀의 피해를 막을 방법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여러모로 이번 프리미어12는 허술하며 엉망이다. 어딘가 모르게 의도적으로 특정 팀에 피해를 주는 결정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야구의 올림픽 복귀는 커녕 첫 대회가 마지막이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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